견본주택 커보이는 건 '착시'?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최근 신규 분양하는 수도권 A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B씨는 전용 85㎡ 아파트 실내가 자신이 살고 있는 같은 면적의 현재 아파트보다 훨씬 넓어보여 놀랐다. 발코니를 확장하고 잡동사니가 전혀 없다고 해도 거실과 주방의 크기가 현저하게 커보였다. B씨는 그냥 최근 아파들의 평면 설계를 더 잘해서 그러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견본주택 내 가구는 일종의 눈속임을 하는 경우다. 견본주택을 실제 가정처럼 꾸밀 경우 방문객들이 몰려들면 공간이 좁아보이기 때문에 가구를 시제품에 비해 80% 정도로 작게 만든다고 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거실 소파의 경우는 공간이 커서 비교적 실제 사이즈와 같지만 침실 침대나 주방의 식탁같은 경우는 사이즈를 작게 주문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분양 광고에 나오는 '도보로 5분, 초역세권'이란 문구도 대부분 거짓말이다. 실제 걸어보면 5분을 넘기기 일쑤란 얘기다. 한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도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엄격한 제재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준일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나오는 등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분양 광고에 나오는 조감도나 이미지컷도 실제보다 미화된 경우가 많다. 다른 주변 건물들을 작게 또는 흐리게 처리하고 해당 조감도를 부각시키는 식이다. 이 경우엔 보통 '위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위한 것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친절한(?) 안내가 따라 붙는다.최근 수도권에서 대단지 분양에 성공한 A건설사는 '계약률 100%'란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분양광고는 라디오 등 다수의 매체를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는 완판까지는 아니란 반증인 셈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내세우는 계약률 중엔 가계약 등의 허수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A건설사의 경우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미분양이 극심한 경우 계약률 자체를 공개하지 않거나 부풀려 흘리는 경우도 비일 비재 하다. 건설업계에서 이같은 부풀리기 사례는 이 것 말고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게 견본주택 집객수다.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분양시 견본주택 개관 후 보통 '주말 동안 4만5000명 방문' 등의 집객수를 담은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데 이 수치에도 상당한 거품이 있다는 게 업계의 고백이다. 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공동분양이나 주변에 경쟁적인 요인이 있을 경우 집객수를 늘려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방문객을 일일이 세는 것도 아니고 정확한 검증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창익 기자 windo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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