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ㆍ오바마 대통령의 첫 만남은 북한의 태도처럼 예측 불가능한 날씨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날 워싱턴에는 오락가락 비가 내렸다. 또 두 정상의 대중적 인기를 방증하듯 다양한 화젯거리도 생산한 흥미로운 만남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특유의 말솜씨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요새 '썰렁개그'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 대통령도 이에 밀리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내 박 대통령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버락'이라는 이름이 '축복받은 이'란 뜻으로 아는데 근혜의 혜(惠)도 축복이란 뜻이다. 우리는 이름부터 공유한다"고 맞받았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며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분위기가 화기애애 해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산책 동행을 박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두 정상은 백악관 내 로즈가든 복도를 걸으며 통역 없이 10여분간 사적인 대화를 나눴다.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분위기 띄우기에 동참했다. 자신의 한국계 여성 보좌관을 데려와 박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보좌관이 제 유권자인데 저도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농담을 던졌다. 이에 박 대통령이 미 부통령 보좌관과 환담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년 전 방문과 연결 짓는 보도가 많았는데, 여기에 화답하듯 박 대통령의 '방명록 사인 발견' 소식이 현장에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백악관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1965년 친필 사인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던 참모는 "대통령께서 직접 보시고 감회에 젖으신 것 같았다"고 전했다.'공식실무 방문'임에도 국빈방문 수준의 특별한 배려도 화제다. 국빈방문이 아니면 사실상 어려운 '상하원 합동연설'을 요청 받은 것은 미국 의회와 정부가 한국의 새 정부에 갖는 기대감과 호의를 반영한 것이다. 존F 케네디 대통령에게 차관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51년 전의 '수모', 그리고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로 격상된 한국의 지금 위상을 겹쳐 느끼는 사람은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기자들만은 아닐 듯하다.워싱턴=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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