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학습효과? 회사채 발행 '대기모드'

'기준금리 동결 직후 채권금리 급등' 전례에 이번주 수요예측 조사 '0'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오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일제히 '일단 대기'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직후 채권금리 급등을 목격했던 터라 혹시 모를 이달 금통위 여파를 비껴가기 위해서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예정된 회사채 수요예측 조사는 '0' 건이다. 수요예측은 회사채 발행 전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 물량을 조사하는 과정이다. 2주 전 8건, 지난주 3건을 기록했던 수요예측이 이번 주엔 전혀 없는 건, 오는 9일 열리는 금통위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수요예측 시 기관은 발행사의 희망금리와 시중 채권 금리를 비교해 금리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되면 회사채 매입 의사를 밝힌다. 발행사에게 시중 채권금리 상승은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꺼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발표 후 이틀 만에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20bp(1bp=0.01%포인트) 가량 급등했다. 당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은 수요예측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신용등급 'AAA'급으로 통하던 삼성에버랜드조차 절반가량 수요 미달을 기록할 정도였다. 이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22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3%가 "5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채 발행사 입장에선 이번주 증권신고서 접수는 피해야만 하는 이유다.  내주 이후로는 LS산전, AJ렌터카, 여천NCC 등 7개사가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세아특수강은 이달 말 회사채 300억원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 애초 이 회사는 지난달 말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기준금리 동결로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발행을 미뤘다. 여천NCC는 이달 말 500억원 발행을 앞두고 내주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LS산전도 이달 말 700억원 규모로 회사채로 발행한다. 오는 11월 만기를 맞는 회사채 차환용인데, 최근 저금리가 이어지자 미리 자금 조달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나스호텔도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계획하고 KB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밖에 금호피앤피화학, AJ렌터카, 성우하이텍, 세아특수강 등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사와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일부 기업들이 금통위를 전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가 수십억원 가량 손해를 본 상황"이라며 "전례가 있는 만큼 기업들이 발행 시기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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