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가히 '조용필 신드롬'이라 불릴 만하다. 환갑을 넘긴 가수 조용필이 '헬로'라는 새 음반으로 대한민국의 음반시장을 휩쓸고 있다. 19집 앨범 발매 첫날부터 타이틀 곡 '헬로'는 각종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석권하고 있다. 또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용필의 이번 앨범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산물이라는 평을 듣는다. '테두리 안에 갇혀 있는 나의 틀을 깨고 싶었다'는 본인의 말처럼 60대 가수라고 생각하기 힘든 모던록과 스타일리시한 편집의 조화부터가 그렇다. 이는 독점적 지위로 인해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려는 유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공공기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국민에게 공공기관은 사기업에 비해 변화보다 안정을 지향하고, 혁신이나 개혁적인 업무처리보다는 전통적 방식을 고수한다고 인식되어 있다. 또 공공기관 내부에서도 그것이 경영 측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공공기관이야말로 변화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늘 새로운 가치와 혁신의 방식을 고민해야 하는 곳이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향하는 정부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영 기조를 바탕으로 정부정책을 최일선에서 수행하며 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에서는 지난달 11일 변화와 개혁, 국민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새 정부 국정철학 공유 워크숍'을 개최했다. 직원들 모두 변화와 개혁에 적극적이었다.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이 행복한 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도출됐다. 디지털 운행기록 분석서비스를 활용한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 운행습관의 과학적 분석과 관리를 비롯해 뀬교통안전 체험교육 활성화를 통한 운전습관 교정과 교통사고 위험 제거 방안 뀬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교통안전 교육 확대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지난달 6일에는 임직원 20여명과 함께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방문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2만5000대가 넘지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은 한 곳밖에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을 위해 직접 찾아가 그들의 '손톱 밑 가시'를 없애주기 위해서다. "평생 이처럼 친절하고 세밀한 검사는 처음"이라며 손을 꼭 잡은 어르신의 눈빛을 보며 왜 조금 더 빨리 시작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동시에 '고객이 찾아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직접 찾아가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업무혁신을 이루어낸 직원들이 뿌듯하고 대견했음은 물론이다. 가왕(歌王) 조용필이 63세의 나이에 10년 만에 선보인 이번 앨범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해 준 가수의 귀환을 보는 반가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대중의 마음을 읽고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틀을 깨는 혁신과 새로운 음악 세계를 향한 그의 도전정신에 대한 고마움이 배어 있다. 백령도 주민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감사의 눈빛처럼 대중의 행복을 위해 그가 그동안 흘렸을 땀과 노력을 고마워하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과학의 발전 속도만큼 국민의 눈높이와 요구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온몸으로 변화를 받아들여 자신의 몸에 개혁을 체질화하는 것보다 더 크게, 이제는 국민행복을 위한 변화를 예견하고 스스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창조적인 자세가 공공기관에 필요하다. 그것이 국민의 행복을 지키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이며 공공기관이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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