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證 유상감자 논란..'9년 전 데자뷰'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골든브릿지투자증권(대표 문구상)이 한 달 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유상감자를 결정해 논란이 거세다. 사측은 '주주가치 제고', 노조는 '부실계열사 부당지원'이라며 맞서고 있다.지난 23일 골든브릿지증권은 30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발표했다. 1주당 액면가액은 1000원이고 감자비율은 32.72%다. 오는 6월11일 유상소각이 이뤄지고 소각대금은 오는7월4일 지급된다. 이로써 골든브릿지증권의 자본금은 950억원에서 650억원으로 감소한다. 앞서 지난달 25일 골든브릿지증권은 보통주 1주당 신주 0.96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무상증자 배정 기준일은 오는 5월21일이며, 신주 발행 재원은 45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500억원이던 골든브릿지증권 자본금은 지난 한 달새 950억원으로 증가했다가 다시 650억원으로 감소하게 된 셈이다. 현재 파업 중인 골든브릿지증권 노조는 지난달 사측의 무상증자 발표 당시 "이번 무상증자 결의는 유상감자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며 "외부 유출이 불가능한 자본잉여금을 무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으로 전환한 뒤 유상감자로 자금을 빼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골든브릿지증권은 "무증 후 유상감자 계획이 없다"고 노조측 주장을 부인한 바 있다. 이번 유상감자 소식이 전해진 뒤 노조는 "지난달 의혹제기가 사실로 밝혀졌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골든브릿지증권이 내부 자금을 빼돌려 대주주인 골든브릿지를 지원하려 한다며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골든브릿지는 자본잠식률이 89%에 달하고, 부채비율이 7840%에 육박한다. 노조는 "재무건전성을 유지해야 할 대주주가 본인의 자금난 해소를 목적으로 금융회사의 존립을 흔드는 감자를 시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유상감자 규모는 골든브릿지증권 현금 및 예치금 365억원(지난해 말 기준)의 82%에 달하는 금액이다. 노조측 주장은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17일 금융감독권과 금융위원회는 대주주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골든브릿지증권에 과징금 5억7200만원을 부과하고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 지난 23일 검찰은 이상준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과 남궁정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장에게 부실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자본시장통합법 위반)로 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번 '무상증자 후 유상감자' 공식이 9년 전 데자뷰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2004년 골든브릿지증권 대주주인 영국계 투기자본 BIH는 무상증자 후 1500억원 규모 유상감자를 결정했다. BIH는 71%의 지분을 통해 1350억원 자본을 빼가며 '먹튀'라는 말을 들었다. 골든브릿지증권 관계자는 "지난달 유상감자가 없을 것이라 밝혔을 때는 여러 가지 혼선이 있었던 면이 있다"며 "최근 대표이사 변경 후 강소 증권사를 추구하고 있다.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상감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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