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돼 내년 달러·엔 환율이 120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일본과 라이벌 구도인 조선·자동차·기계·컴퓨터 업종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이사(사진)는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공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아베노믹스 정책으로 인해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달러·엔 환율은 105엔, 내년에는 120엔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22일 99.13엔을 기록했다. 장중 99.88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임 이사는 이와 관련 "올 들어 달러·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최근 4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며 "엔화 약세는 일본의 경기부진과 정부정책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 무역수지는 지난 2011년 2·4분기부터 8분기 연속 적자를 시현했고 지난해 말 기준 GDP대비 재정적자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10.0%와 236.6%로 높은 상황이다.그는 "아베 정부 들어 아베노믹스라고 일컬어지는 디플레이션 탈피 정책을 쓰면서 엔화 약세가 한층 심화됐다"며 "여기에 일본은행(BOJ)이 지난 1월 소비자물가 목표치를 기존 1%에서 2%로 상향하며 내년까지 본원통화와 자산매입규모를 2배로 확대하는 슈퍼유동성 확대정책을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BOJ의 이 같은 유동성 확대는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의 월 850억 달러 규모 채권매입보다 더욱 강한 유동성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임 이사는 기조적인 엔화약세가 진행될 것이며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실질실효환율측면에서 적정 원·달러 환율 수준은 1050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달러·엔 환율이 105엔이라고 가정할 때 원·엔 환율은 1000원선, 원·엔 환율 120엔을 가정할 때는 875원선으로 크게 하락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 간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업종으로는 조선, 자동차, 기계, 철강 등이 꼽혔다. 그러나 그는 "다만 자동차업종은 엔화 약세라는 부정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요증가 효과로 부정적 요인이 어느 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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