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 시장에서 격돌하면서 초고화질(울트라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 단계인 차세대 TV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울트라HD는 아직 방송 표준도 정해지지 않았고 OLED TV의 경우 무리한 출시 경쟁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양산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TV 서비스 울트라HD TV 방송 표준이 빨라야 2015년에나 정해질 전망이다. 현재 울트라HD TV를 산 사람들은 빨라야 2015년부터 울트라HD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하고도 HD급 콘텐츠를 3년 동안은 봐야 하는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4일 지상파 울트라HD 방송의 국내 표준 완성을 골자로 한 차세대 방송기술 로드맵 초안을 공개하고 방송사 등과 이달 안에 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내년 위성과 케이블의 울트라HD 시험방송을 시작으로 2015년 상용화 할 계획이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울트라HD TV 가격도 2015년까지 현실화 할 방침이다. 하지만 표준이 정해진다 해도 HD 방송처럼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을 송출하려면 방송사들이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해 방송 시기까지는 적어도 5~6년이 걸릴 전망이다. 방송사가 울트라HD 방송을 송출하려면 33메가비피에스(Mbps)의 용량이 필요하지만 현재 디지털 방송의 채널당 데이터 전송률은 19.7Mbps에 불과하다. 결국 위성, 케이블, IPTV 등 유료 방송 외에는 울트라HD 방송 구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울트라HD TV용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영화, 애니메이션 등 십여편에 불과하다. 시장이 확대되면 본격적으로 콘텐츠가 생산되기 시작하겠지만 현재는 값비싼 TV를 사 놓고도 일반 HD TV와 똑같이 써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 다른 차세대 TV인 OLED TV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55인치 OLED TV는 1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인치 TV와의 가격 차이가 최대 10배 이상이다. 50인치대 PDP는 80만원대, LED TV는 사양에 따라 100만~2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패널 두께가 얇아졌고 화질이 좋아졌다는 점 외에는 기존 평판 TV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기에 더해 TV 업체들의 무리한 출시 경쟁으로 인해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한 LG전자는 최근 OLED TV의 미국 판매를 올해 하반기로 연기했다. 지난 1월 국내 출시한 이후 3월부터 미국 시장에 OLED TV를 출시하겠다고 나섰지만 돌연 계획을 취소하고 나선 것이다. 관련 업계에선 LG전자가 아직 OLED 패널 수율 확보를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시를 강행하다 보니 미국 시장 출시 계획을 보류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전자는 수율에 대한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경쟁사 대비 충분한 수율을 확보했다며 OLED TV를 국내 출시할 때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기존 평판 TV와 큰 차이가 없는 평판 OLED TV 대신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곡면형 OLED TV의 양산을 앞당기고 있다. 패널 수율 문제로 대량 양산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 현 상황에선 VIP들을 겨냥해 초고가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평판TV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중소기업들이 반값 TV를 내 놓으며 차세대 T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기상조"라며 "제조사들이 차세대 TV와 관련해 화질과 성능은 부각시키다 보니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제값을 못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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