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미국 방문 동행하는 강소기업들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달 미국 순방길에 역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견ㆍ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15명으로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부분이 미국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미국 진출을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하려는 중견ㆍ중소기업 CEO들이다. 미국 기업과 태양광필름 합작개발 계약을 맺은 광명전기, 미국 통신장비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다산네트워크, 산업용 자동제어장비 전문업체 여의시스템 등으로 강소기업들이다. 이민재 엠슨 대표(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한국여성벤처협회장) 등 여성 CEO와 벤처기업 대표들도 다수 포함됐다. 과거 정권의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도 경제계 인사들이 동행했지만 대기업 회장과 경제단체장 중심이었다. 중소기업계에선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참여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물론 남민우 한국벤처기업협회장(다산네트워크 대표),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여의시스템 대표) 등 벤처기업 단체장들이 여럿 동참한다. 당선된 뒤 처음 방문한 경제단체가 중소기업중앙회, 그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의 중소기업 중심경제를 향한 정책의지가 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 320만개 중소기업 가운데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곳처럼 해외에 진출한 기업은 아직 적다. 2011년 기준 중소기업 수출액은 1016억달러로 총 수출의 18.3%에 머물렀다. 2005년(921억달러)에 비해 수출액은 늘었지만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1%포인트 낮아졌다. 수출과 경제의 대기업 집중도가 심화됐다는 증거다.  중소기업 정책도 이제 내수 중심에서 탈피할 때다. 미국ㆍ유럽연합(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중소기업, 특히 11만여개 중소 제조업을 글로벌 시장에 노출시켰다. 중소기업을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처럼 보호만 하며 키워선 경쟁력이 떨어진다. 중소기업 정책이 '손톱 밑 가시 뽑기'로 대변되는 애로사항 해결이나 형식적인 규제완화 건수 나열에 그쳐선 곤란한 이유다. 중소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워 박근혜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삼으려면 무조건적 지원과 과보호보다는 중소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국제화를 추진토록 하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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