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전쟁준비 대신 김일성 생일 대비 분주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한반도 긴장의 중심 평양은 이상스러울 정도로 조용하다."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미사일 시험 거론 불구 북한에 공황 없어'(No panicin Nkorea despite talk of missle test)라는 장문의 르포기사에서 평양의 분위기를이 같이 전했다.전 세계가 한반도 긴장 상태를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비하고 있는데 정작 북한은 '이상스러울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이다. 평양의 분위기는 전쟁을 준비하기는커녕 오히려 북한의 최대 명절인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거리를 단장하는 데 더 열성이다. 군인들은 총은 내려놓은 채 맨땅에 잔디를 심고, 학생들은 삽을 들고 나와 나무를 심고 있었다.초등학생들은 평양시내를 내려다보는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을 향해 줄지어 가서는 빗자루로 광장을 깨끗이 청소했다.한복위로 코트를 껴입은 여성들은 꽃샘 추위에도 아랑 곳 하지 않고 김일성 생일 기념 행사를 위한 행사의 연습에 매진했다.만수대 언덕 아래서는 집회를 열고 있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충성을 다짐하며 '이 목숨 다하여 원수(김정은)를 지키리'(We Will Defend The Marshal With Our Lives)라는 제목의 김정은에 바치는 송가를 노래했다.40세의 김은철(평양담배공장 정치위원장)씨는 AP에 "나는 전역했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재입대하겠다"면서 "우리 북한사람들은 결의에 차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북한사람들은 자신있다. 어떤 전쟁을 해도 우리가 이긴다. 우리는 핵무기를 갖고 있다. 때문에 긴장이 아무리 고조되더라도 우리들의 얼굴에서 걱정하는 모습은 찾을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AP는 이날 북한이 그동안 해온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는 조짐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북한은 그동안 빛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창을 어둡게 가리는 등화관제나 대피소로 피신하는 시민참여 훈련을 산발적으로 실시했다. 하지만 현지 북한인들은 최근 몇 개월간 이런 훈련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북한은 역사적으로 주요 국경일마다 군사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세계의주목을 끌어왔다.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에 맞춰 북한이 이번에도 일본이나 괌에 주둔한 미군 시설을 타격하도록 설계된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에는 김일성 전 주석의 100회 생일에 맞춰 광명성 3호를 발사했다.역사학자인 제임스 퍼슨은 북한의 전쟁 임박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그는 북한은 지난 1968년 미국 군함 푸에블로호를 원산 앞 공해상에서 나포한 후에도 평양주재 외국 공관들에게 미국과의 교전을 대비하라고 경고했다고 회고했다.당시에도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이는 더 많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술수였다는 것이 그의 주장했다.퍼슨은 "지금 생각해 보면 북항의 행동은 일종의 공갈이었다.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술수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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