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베트남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경제살리기에 나섰다. 베트남 경제는 올들어 두 달 연속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내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저성장과 고물가,신용경색에 따른 만성적 자금부족으로 골병이 들어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경제회생을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부실 국유기업 정리와 금융개혁 등 장기개혁 과제도 함께 추진하고 있어 베트남 경제회생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인 베트남국가은행(SBV)은 26일부터 재할인율을 9%에서 8%로 1%포인트 낮출 것을 비롯, 할인율을 7%에서 6%로, 은행간 하루짜리 거래에 적용하는 금리도 10%에서 9%로 낮춰 적용했다.기준금리는 9%를 유지했다.또 만기 1년 미만 동화 표시 예금 금리 상한은 8%에서 7.5%로 인하했다.SBV가 정책금리를 낮춘 것은 신용경색 등으로 성장률이 급락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돼 금리 인하여지가 생긴 데 따른 것이다.중앙은행이 재할인율과 할인율 등 정책금리와 하루짜리 콜금리를 낮추면 은행들의 비용부담이 줄어들어 시중에 자금을 더 풀 수 있어 경기부양 효과를 낳게 된다.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여섯 번이나 인하했으나 성장률은 5.03%로 목표치(5.2%)를 밑돌았다. 지난해 성장률은 1994년(4.8%)이후 13년 사이에 가장 낮았다.성장률이 기대에 못미친 것은 금융권 부실 탓이 컸다. 은행 부실 대출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무려 8.82%까지 치솟았다가 2월말 현재 6%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다. 세계은행(WB)은 지난해 말 부실자산 증가와 구조개혁 지연을 이유로 베트남 은행의 건전성이 염려거리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대출 부실화 위험이 있으나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기업들은 심각한 자금부족에 시달렸다. SBV는 지난해 12월 올해 신용증가율 목표를 12%로 지난해(7%)보다 크게 올려 잡았지만 올해 1~2월 여신은 전년 말에 비해 오히려 0.28% 하락했다.돈이 돌지 않으니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이것이 성장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물가는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고 언제든지 급등할 여지가 있다.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 18.7%에서 지난해 6.8%로 낮아졌고 2월에 7.02%로 다시 올랐다가 3월에는 6.64%로 다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6.48%)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블룸버그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조짐으로 해석했다. 베트남 정부는 금리인하외에 경제성장을 위한 중장기과제도 설정해놓고 있다.2월에는 경제개혁을 위한 장기로드맵을 승인하고 오는 6월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7%를 차지하는 국유기업 정리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이달 들어서는 2015년까지 금융부실을 정리하는 등 금융개혁을 수행하기 위해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고 중앙은행 총재를 부단장으로 하는 금융개혁위원회도 설치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통해 5.5%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물가는 8% 미만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전문가들은 “국내 성장이 아주 낮고 금융개혁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자금경색을 일부 해소할 것”이라면서 “예금금리 인하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와 대출 증대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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