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HP CEO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에 델 컴퓨터 운영 의사 타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델 컴퓨터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델 컴퓨터의 창업주 마이클 델이 델 컴퓨터를 차입매수 후 상장폐지하려던 계획에 대형 변수가 나타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를 인용해 블랙스톤이 델 컴퓨터 인수를 염두에 두고 오라클의 마크 허드 사장에게 델 컴퓨터를 경영해볼 생각이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허드는 델 컴퓨터의 경쟁업체인 휴렛 팩커드(HP)를 5년여동안 경영하다 성희롱 파문으로 2010년 8월 불명예 퇴진했다. 허드는 HP에서 CEO로 재임하는 동안 델 컴퓨터에 뺏겼던 PC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았고 시가총액도 50% 이상 늘렸다. 블랙스톤은 아직 델 컴퓨터에 대해 공식 인수제안은 물론 허드에게도 공식 영입을 제안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블랙스톤 외에 HP와 레노보가 델 인수를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블랙스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델 컴퓨터는 창업주 마이클 델로부터 공식 인수 제안을 받은 상태다. 델 컴퓨터 지분 15.6%를 보유한 최대 주주 마이클 델은 또 다른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스와 손잡고 자신이 보유하지 않은 나머지 델 주식도 인수해 상장폐지시키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주주나 감독 당국의 방해 없이 자신의 뜻대로 델 컴퓨터를 경영해보겠다는 의도다. 마이클 델은 지난달 초 이같은 차입매수 후 상장폐지 계획을 공식 제안했다. 당시 마이클 델이 제시한 주당 인수 가격은 13.65달러다. 아울러 마이클 델은 45일 동안 더 나은 인수제안이 있을지 기다려 보겠다고 했는데 그 시한이 오는 22일까지다. 델 컴퓨터가 22일 이전에 마이클 델이 제시한 것보다 더 나은 조건의 인수제안을 받으면 이후 추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델이 제시한 13.65달러의 인수 제안가에 대해서는 창업주 델을 제외할 경우 1, 2대 주주인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과 T 로우 프라이스 어소시에이츠가 반대 의견을 낸 상태다. 최근 델 컴퓨터 주식을 상당량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도 인수제안가가 낮다며 델의 인수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안젤로 지노 애너리스트는 "블랙스톤이 공식 인수 제안을 한다면 마이클 델은 인수 제안가를 높여야만 할 것"이라며 "주당 인수 가격이 1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델과 실버레이크 파트너스가 제안한 인수합병 규모는 244억달러로 이는 금융위기 후 IT 부문 M&A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21일 델 컴퓨터 주가는 14.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마이클 델이 제시한 가격보다 4.8% 높은 것이다. 현재 블랙스톤 측에는 과거 델에서 M&A 부문 대표를 지냈던 데이브 존슨이 파트너로 합류해 있다. 블랙스톤은 2006년 다른 2개 사모펀드와 함께 프리스케일 반도체를 176억달러에 인수했으나 50%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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