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국세청. 본청과 6개 지방청, 전국 109개 세무서를 거느린 거대 조직이다. 국세공무원 숫자만 2만명에 달한다. 이 거대 조직에서 팀장급 이상인 5급 이상 비율은 7%에 불과하다. 다른 부처 평균인 1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6급이하 직원이 전체의 93% 이상을 차지하는 피라미드형 조직 구조인 셈이다.특히 국세청내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국세공무원 2만명을 지휘하는 고위직, 소위 '고위공무원단(이하 고공단)'의 수는 34명에 불과하다. 고공단은 말 그대로 고위직 공무원을 말하며, 중앙 정부가 부처의 3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자질과 성과를 바탕으로 별도로 지정·관리한다. 국세청은 조직 규모에 비해 고공단 숫자가 적은 만큼 이들의 권한과 힘은 예상을 뛰어 넘는다.그러나 현 보직을 유지하고 있는 국세청 고위공무원 34명의 지역출신 분포가 너무 한쪽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고공단 절반이 영남 출신으로 구성된 것. 고공단 34명 중 이현동 현 청장의 출신지역인 대구ㆍ경북(TK)지역이 12명, 부산ㆍ경남(PK)지역이 5명 등 모두 17명이 영남 출신이다. 반면 호남 출신은 5명, 서울·경기·충청권 출신이 각각 4명씩으로 나타났다. 강원과 제주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국세청의 '영남 편중 인사' 현상은 고공단의 보직 분포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세청의 핵심 요직이라 할 수 있는 조사국장 자리에 영남 출신이 대거 포진한 것. 본청 조사국장을 비롯해 전국 지방청 조사국장 11자리 가운데 영남 출신이 6명으로 55%를 차지했다. 호남 출신은 단 한 1명(중부청 조사1국장)이 조사국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국세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울지방국세청의 고공단 8자리 또한 절반 이상인 5명이 영남 출신들로 구성됐다. 서울청내 호남출신 고위공무원은 단 한명도 없다.국세청 조직에 밝은 한 인사는 "TK 출신인 이현동 청장 취임 이후 영남편중 인사가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며 "국세청 조직 특성상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학연ㆍ지연을 따지는 연고 문화와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강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새 국세청장에 충청권 출신인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이 내정된 만큼 국세청의 편중 인사가 향후 얼마나 완화될 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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