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에 따른 추가 재정으로 건보 재정 메우기 안 된다는 의견도
(왼쪽부터)김은지 한국금연운동협회 사무총장,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 정경수 한국담배소비자협회장,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 김영욱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이진석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손애리 삼육대 보건관리학 교수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김보경 기자]정부가 추진하는 '담뱃값 인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론 찬성하면서도 방법론에선 '신중한 접근'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담뱃값 인상에 따른 재정확대가 건강보험 적자 메우기로 변질되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18일 본지가 시민단체(2명), 소비자모임(2명), 전문가(3명)를 대상으로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대한 의견을 구했더니 이같이 답했다. 설문 대상 7명 중 5명은 담뱃값 인상을 찬성했으나 방법론에서 일시 인상과 단계적 인상이 3대 2로 갈렸다. 결과적으로 7명 중 3명만이 정부 안에 찬성한 것이다. ◆담뱃값 인상 '찬성' 압도적= 담뱃값 인상에 찬성한 5명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경수 한국담배소비자협회장·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만이 반대 의견을 냈다. 찬성 측은 담뱃값 인상이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이라는 데 공감했다. 이진석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저소득층이 담배를 더 많이 피워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이 줄어든다면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득역진성을 상쇄하는 사회적 편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은 담뱃값 인상이 서민경제에 타격을 주고 흡연율 감소 효과도 낮다고 주장했다. 이연익 대표는 "8년 전 담뱃값 500원 인상 후 잠시 흡연율이 줄다 회복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 흡연율이 40%가 넘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 주장도 잘못됐다. 이는 성인 남성의 흡연율로, 2010년 기준 성인 흡연율은 20.7%로 선진국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방법론은 엇갈려= 담뱃값 인상 방법론을 놓고는 일시와 단계적 인상이 3대 2로 갈렸다. 최근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에 찬성한 3명은 담뱃값 인상 충격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은지 한국금연운동협회 사무총장은 "1차적 담배 구매를 저지시킬 수 있는 심리적 저항감을 주기 위해 3000원 이상 인상한 뒤 물가인상 폭에 따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과 이진석 교수는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박용덕 사무국장은 "모든 담배에 2배 이상 인상 목표를 제시하고 3년에 걸쳐 매년 1000원씩 인상해야 한다"며 "담뱃값 인상이 지속 추진될 것이라고 예고해 비용 부담이 커질 것임을 체감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 재정 메우기 반대=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은 정확히 말해 담배에 붙는 각종 세금을 올리자는 것이다. 현재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는 1550원(62%)의 제세부담금이 매겨진다. 이중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활용되는 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인다. 이 부담금이 대부분 건강보험 지원에 사용된다는 이유에서다. 2011년 국민건강증진기금 1조9598억원 중 54.2%가 건강보험 지원으로 사용됐고 금연사업에는 1.3%만이 쓰였다. 이와 관련 설문 대상 7명 중 6명은 담뱃값 인상으로 거둬들이는 재원을 건강보험 재정 메우기를 위해 사용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대신 건강증진 인프라 확충, 금연지원 사업, 건강불평등 해소 등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했다. 김영욱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은 "재원을 늘려 다른 목적으로 쓰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도 "담배 건강증진기금의 용도를 분명히 명시하고 다른 용도로 전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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