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여러 혼란상에 내 꿈도 산산조각' 사퇴(종합)

김종훈 내정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4일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17일 장관 내정 이후 보름만이며 박근혜정부 초대 장관 내정자 가운데 첫 자진사퇴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9시께 국회 정론관을 예고없이 찾아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면서 "이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고 사퇴를 선언했다.김 내정자는 회견에서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 가 열심히 연구하고 도전했다.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미국에서 인정받는 한국인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고 말했다.김 내정자는 그러면서 "제가 미국에서 일궈 온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지막으로 저를 낳아 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남은 일생을 바치고자 돌아왔다"면서 "그 길을 선택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창조경제에 달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 내정자는 "우리 대한민국은 과학과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을 생산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일자리와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해야 미래를 열 수 있다"면서 "저는 그 비전에 공감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박 대통령의 선택에 감명받아 동참하고자 했으나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시점에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미래창조과학부둘러싼 논란과 여러 혼란상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고 털어놨다.김 내정자는 "제가 조국을 위해 바치려 했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논란의 대상이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퇴배경을 설명했다.김 내정자는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에 재직중이던 지난달 17일 박근혜정부의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등을 포괄하는 매머드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벤처기업가에서 세계 최고 IT연구기관의 수장이 된 살아있는 IT 신화의 주인공으로 평가받아왔다.1992년 벤처회사 '유리시스템즈'를 세운 그는 1998년 개발한 ATM이라는 군사통신장치를 개발해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 '루슨트 테크놀로지'에 10억달러에 매각하며 38세의 나이에 미국 40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현재 재산은 수천 억원대로만 추정된다. 1998년과 1999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와 포춘은 그의 재산을 각각 5억6000만달러(당시환율기준 약 6600억원)와 4억2900만달러(약 5148억원)로 발표했었다. 김 후보자는 장관 내정 뒤 정부 관계자들에게 "10여년 사이 보유 주식 지분 등에 변동이 있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5년 4월부터는 외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벨연구소 사장직을 맡아왔다.김 내정자는 내정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경제가 지속 성장해 나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국에 헌신하고자 시민권을 포기하겠다고 서명한바 있으며 지난달 8일 국적회복을 신청해 법무부로부터 한국 국적 회복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 내정자에 대해서는 이중국적과 CIA자문위원 등 과거 경력이 도마에 올랐고 미래부와 관련된 여야간 이견이 계속되면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고 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일정조차 합의되지 못했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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