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까지 어기며 '제 식구' 감싸는 국회

여야 모두 김영주 체포동의안 처리에 '소극적'…사실상 물 건너가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국회가 또 다시 '제 식구 감싸기' 비판에 휩싸였다. 여야는 정부조직개편안과 인사청문회 논란에 숨어 새누리당 김영주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다. 국회를 쇄신한다며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던 선언은 공염불에 불과했다.지난 22일 제출된 김 의원 체포동의안은 26일 본회의에 자동보고됐다. 지난해 박주선·정두언·박지원·현영희 의원에 이어 19대 국회 5번째다. 여야 모두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국회 쇄신을 약속하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체포동의안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졌다. 28일 본회의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경우 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사실상 처리할 수 없다. 국회법상 본회의 보고시점으로부터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지만 다음달 1일은 3.1절인 관계로 본회의 소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국회법을 위반하는 셈이다.여야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물론 민주통합당은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국회의 특권 내려놓기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크다"며 체포동의안 처리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전날 저녁 8시께 본회의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본회의에 대비한 의원소집령은 내리지 않았다. 체포동의안 처리보다는 새누리당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는 이유다.새누리당의 적반하장은 도를 넘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임시회는 3월 5일 종료되므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별도의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도록 약속해놓고 합의를 위반했다"며 "국회는 여야 합의로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습 상륙작전을 하듯이 본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회활동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국회가 열리지 못했다며 세비를 반납할 정도로 국회쇄신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는 온데간데없다.김 의원은 1심에서 징역 10월의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앞선 체포동의안이 조사를 위해 제출됐다면 김 의원의 경우 이미 1심 판결이 났다는 차이가 있다. 일반 국민이라면 벌써 법정구속이 된 상황이다. 물론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은 국회 회기 중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다음달 5일이면 국회의 동의 절차 없이도 구속할 수 있다. 다만 여야가 6일부터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한다면 김 의원은 구속을 피할 수 있다.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19일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선진통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심상억 선진당 전 정책연구원장에 50억원을 빌려주기로 약속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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