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 해운사, 부채비율 10년새 최고

한진해운·현대상선, 700% 위협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해운사들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선박 발주에 따른 부채 증가와 함께 유동성 부족에 따른 자금 수혈이 해운선사의 부채비율을 수직상승시킨 것으로 분석된다.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잣대로 타인의 자본(부채)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3대 해운사들의 부채비율이 10년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국내 1위 선사인 한진해운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697.2%. 이는 지난 2003년 449.9% 이후 10년내 최고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55.9%였던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2009년 316.0%, 2010년 261.2%, 2011년 389.7%, 2012년 697.2% 등 매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도 657.6%로 700%대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3년 1037.3%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해운경기 호황으로 189.8%(2008년)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96.0%, 2012년 657.1% 등 최근 2∼3년새 부채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STX팬오션은 2004년 범양상선을 인수해 출범한 뒤 2005년 74%까지 부채비율이 떨어졌지만 세계 경제 침체로 부채비율이 302%(2012년기준)까지 상승했다.부채비율이 급상승하자 해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L'자형 성장을 지속할 경우 선박 등 자산매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외환위기 당시 부채비율 200%를 맞추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적지 않은 선박을 매각해야 했던 악몽을 해운업계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해외에 적가로 매각된 선박은 112척에 달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후 장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해운업계가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수익은 크게 줄은 상태에서 몸집은 유지하려다 보니 유동성이 크게 부족, 부채비율이 급상승했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3년새 해운회사들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다보니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며 부채비율 상승은 곧 해운경기가 그만큼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선주협회 관계자는 "올 연말께 벌크선 시황이 차츰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해운업계가 살아나는데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동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지목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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