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인력조정 나선 삼성重, 배경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삼성중공업이 지난해와 올해 건설부문 인력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어 관련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 회사 건설부문에서 일하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옮겨간 인원이 100여명에 달하는 등 지난 2년여간 300명 가까이 인원이 줄어들었다. 회사는 최근 건설경기 등 주력사업부문의 업황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하나 주변에서는 그룹 내 건설업 주도권을 둘러싼 변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25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회사의 건설부문 직원은 763명으로 전체의 5.3% 수준이다. 나머지 1만3000여명은 조선해양부문 직원이다. 건설부문 직원은 지난 2010년 말(1059명)에 비해 300여명 정도 줄어든 것으로 비중도 8%대에서 2.7%포인트 가량 감소했다.지난해에는 관계사 이전신청을 통해 100여명이 삼성에버랜드 등 건설업을 다루는 다른 계열사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그룹 내 계열사나 직원이 원할 때 신청을 받아 다른 계열사로 옮기는 제도로 연중 상시로 운영중이다.회사측은 이번 인력이동과 관련해 특별한 배경이 없기에 따로 의미를 두는 걸 경계하는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옮긴 인원이 적은 건 아니지만 비슷한 일(건설)을 하는 각 계열사간 인력교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에버랜드 등 다른 계열사에서 건설분야 인력수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주변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삼성물산ㆍ에버랜드 등 건설업을 하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전반적인 사업조정을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의 사업은 크게 선박ㆍ해양플랜트 등을 만드는 조선해양부문(매출기준 94.5%)과 건설부문(5.5%)으로 나뉜다. 건설부문은 업계 첫 브랜드아파트인 쉐르빌과 타워팰리스 등이 유명하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삼성에버랜드ㆍ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가 꾸준히 건설사업을 유지ㆍ확대한데 반해 삼성중공업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면서 "중공업의 인력이 주로 어디쪽으로 이동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그간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이 아파트 등 주택사업 시공분야, 삼성엔지니어링이 플랜트 분야, 에버랜드는 빌딩관리 분야 등 대략적으로 업무범위를 나눠 왔다. 건설분야만 놓고 보면 물산과 엔지니어링이 그룹 내 가장 비중이 컸지만 에버랜드가 건설분야를 확대하면서 계열사간 지형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특히 에버랜드는 그룹 내 순환출자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부터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삼성물산과 에버랜드의 합병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계열사간 지분구조를 명확히 하고, 자연스레 언젠가 맞닥뜨릴 후계승계문제에 대비한다는 시나리오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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