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은 복고<제2의 한강기적>, 정책은 복·고<복지·고용>… '대한민국 UP'을 꿈꾼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기조인 '박근혜노믹스'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추구한다. 이명박정부가 경제의 핵심목표를 경제성장률에 둔 것과 달리 박근혜정부는 고용률 70%를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경제구조도 수출과 대기업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면서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도록 바꿔나가기로 했다.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경제와 복지,고용, 산업정책에 어떤 변화가 추진될지 미리 짚어본다. ◆ 박근혜노믹스 핵심은 일자리, 경제민주화 다시 부활=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새 정부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면서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가겠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발표한 구정과제에서 빠져 후퇴 논란이 있던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부활시킨 것.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한다"면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주체들이 하나가 되고 다함께 힘을 모을 때 국민이 행복해지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그 토대 위에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이 행복한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말했다.5년 전 이명박 정부는 5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활기찬 시장경제를 제시하며 7% 성장과 3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이명박정부는 대기업의 소득이 늘면 중소기업의 소득 증대로 이어져 전체 국가의 경기 부양효과가 나타난다는 낙수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양극화와 가계부채 심화 등 중소기업과 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박근혜정부는 5대 국정목표에서 일자리중심의 창조경제와 맞춤형 고용ㆍ복지를 각각 1,2순위에 올렸다. 박 대통령은 국민 개개인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것이야말로 국민행복시대의 기본조건이며,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한 것은 산업간 융합과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선진국을 추격하는 성장 대신 세계를 선도하는 창조경제를 만들겠다는 것. 고용 창출능력이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종 등 취약부문의 생산성을 제고하겠다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를 통해 창의인재 2만 명을 육성하고 고용률 70%대 달성 및 향후 5년 내에 15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최종 목표다. ◆ 복지위해 MB식 토건사업 자제=박근혜정부는 4대강 사업과 같은 이명박정부의 대규모 토건사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부양과 지방공약 실천을 위해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에 대해서는 공론화와 객관적 검증을 통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 등 MB정부 핵심 사업은 큰 수술을 하지 않지만 잘잘못은 따지고 필요하면 수정ㆍ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원전건설과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 KTX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 등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명박정부에서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은 박 대통령이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중장기과제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기업정책,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전환=그 동안 수출대기업과 대기업집단 이른바 재벌을 중심으로 굴러온 기업정책은 대기업에 대한 감시 및 감독강화, 중소기업 육성으로 바뀐다. 과거 정부에서는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편법ㆍ탈법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분위기였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박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 용어를 등장시킴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근절, 지배주주의 횡령ㆍ회계부정행위에 대한 법집행 강화, 신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박근혜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술력과 생산성을 높여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확충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 지원과 수출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이 강화된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한꺼번에 끊어졌던 각종 금융ㆍ세제 지원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의 성장의 걸림돌을 없애주기로 했다.◆ 대부분 장기과제…단기부양, 유인책은 없어=박근혜노믹스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성장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지만 대부분이 중장기 대책이다. 당장의 가계부채와 침체된 부동산시장활성화를 위한 단기대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일자리창출과 투자를 이끌어갈 대기업에 대한 뚜렷한 유인책이 없다. 아울러 당장 내년 7월부터 국민행복연금이 시행되고 2016년까지 4대 중증질환에 대해 100% 건강보험이 적용되려면 재원 마련이 필수지만, 증세 없는 재원 조달이 가능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열린 '2013 경제학공동학술대회'에서 "박근혜노믹스나 경제민주화 등은 인수위 과정에서도 논의가 별로 진전되지 못했다"면서 "5년은 긴 시간이 아닌 만큼 정부 출범 초기에 정책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 시장에서 갖는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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