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공식적으로 취임했지만 불완전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새 정부 조직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넘겨 받았다. 총리와 국무위원 등도 임명하지 못했다. 이들에 대한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앞으로 한 달 가까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정부조직 개편안은 여전히 국회에 묶여 있는 상태다. 여야는 지난달 30일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로 넘어온 이후 26일간 팽팽한 줄다리기만 벌이다가 정부 출범 시한을 넘겼다. 여야 지도부가 나선 협상조차 결렬되면서 전날까지 입씨름만 계속되는 상태다. 새누리당은 전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야당을 압박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방송 광고 업무는 방통위에 남겨 두되 케이블방송(SO)과 인터넷방송(IPTV) 등 관할권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새 정부가 '반쪽 출범'을 하게 된 만큼 26일에는 반드시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민주통합당은 방송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으려면 해당 업무를 방통위에 남겨야 한다고 맞섰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방통위는 현재도 독자적인 법령 제·개정권을 갖고 있고, 중앙행정기관 승격도 이미 여야가 합의했던 부분"이라며 "비보도 방송을 미래창조과학부로 보내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의 핵심 쟁점은 방송 정책의 이관 문제다. 새누리당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총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로 이관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통합당은 정권 차원의 방송 장악이 우려된다며 현행대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관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중 대부분의 업무는 이견이 좁혀졌지만 IPTV와 SO 등 뉴미디어 분야 업무의 관할을 어디서 하느냐를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전관예우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을 하면서도 특별히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27일부터 각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되지만, 일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야당에서는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 등 2~3명은 반드시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태다.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국무회의가 표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무회의는 헌법 제88조에 따라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주요한 정책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국정의 기본계획과 일반정책, 주요 대외정책, 헌법개정안, 법률안, 대통령령, 군사에 관한 중요사항, 사면·감형·복권 등을 논의할 수 있다. 장관 임명 지연은 국무회의 구성의 표류를 의미한다. 정부 관계자는 "국무회의가 없으면 각종 현안을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에 대한 사표가 아직 수리되지 않아 형식적으로는 운영될 수 있다. 이 경우 신임 대통령과 전임 국무위원의 '불편한 동거'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청와대 인선도 마무리 행정관 인선도 미완성 상태다. 전날 첫 청와대 남녀 공동대변인으로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과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이 내정됐다. 여권 관계자는 "2, 3급 선임행정관 인선까지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지만 4, 5급 행정관에 대한 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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