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 '지뢰밭' 박근혜 당선인을 기다린다'

140개 과제 210개 법안 통과돼야하는데....여야 이견 크고 노동계 반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신범수 기자]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1일 발표한 새정부 국정비전과 140개의 국정과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모두 210개의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 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상반기 41개 법안을 포함해 150개 관련 법안을 연내 처리한다는 구상이다.그러나 140개 국정과제 가운데 최소 30개의 과제는 여야간 이견이 크고 재계,노동계 등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해 입법화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이미 정치권과 재계, 노동계 등 각계에선 잇달아 국정과제에 대해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야당과 노동계는 5대 국정목표에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해온 경제민주화가 제외되고 복지공약이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재계는 금산분리와 신규 순환출자 금지,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 등 대기업집단과 관련된 국정과제가 일자리창출과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민주화 야당은 빠졌다...재계는 너무 세다=경제민주화 관련한 국정과제에 대해서는 야당과 재계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박 당선인이 민생 회복을 위한 핵심공약으로 그토록 강조한 경제민주화 관련내용이 쏙 빠졌다"면서 "더 큰문제는 경제민주화가 빠진 자리에 성장만능의 낡은 명제들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와중에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담은 하도급법 개정안이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고 비판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공약에서 '금융·보험회사 보유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상한을 단독금융회사 기준으로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5%까지 강화'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국정과제에서는 '금융·보험사 보유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강화'라고만 적었다.◆ 금산분리 애매모호...재계 좌불안석=전경련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금산분리 강화도 너무 세게 하면 금융산업 자체가 죽고 너무 풀어주면 금융 안정성을 해치는 만큼, 안정성과 발전 두 가지를 조화시킬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당선인의 공약대로 비금융계열사 지분 의결권을 현행 15%에서 5%로 제한한다면 삼성, 한화, 동부, 현대 등 주요 그룹들이 줄줄이 영향을 받는다. 또한 대기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금지 규정을 신설해 이익을 본 총수 일가에게 직접 과징금을 부과해 부당이득을 환수할 수 있게 했다. 부당지원행위의 위법성 성립요건을 현행 '현저히 유리한 조건'에서 '현저히'를 삭제하거나 '상당히'로 완화하고, 대기업집단 내 비상장계열사의 총수일가 지분율, 영위업종, 내부거래비중 추이 등을 분기별로 공시토록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논란에 발목 잡히나=대선 때 제시한 복지 공약이 퇴색된 것도 두고두고 논란거리다. 크게는 기초연금 형평성 문제와 4대 중증질환 보장범위 축소가 뇌관이다. 기초연금 재원을 국고 등 재정에서 충당키로 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자 집단 반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역차별 논란은 여전하다.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돈이 가입자의 수령액보다 많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국민연금 가입 의지를 꺾고 이것이 납부 거부로 이어질 경우 '국민연금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4대 중증질환 보장 축소 논란은 대선 이후 끊임없기 제기된 사안이지만 인수위는 뾰족한 답을 하지 못했다. 상급병실료 등 경제적 부담이 큰 부분을 "앞으로 대책을 세워 해결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하지만 필수의료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현실에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하게 되면 의외로 논란은 쉽게 가실 수도 있다. 인수위는 이 부분에서 연간 1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건강보험료를 3% 정도 올려야 할 금액이라 재원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공요금 현실화,,신공항은 언급도 없어=인수위는 전날 140개 과제를 발표하면서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서는 새정부 출범 이후에 점검한다고만 밝혔다.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기간 부산을 방문할때마다 동남권신공항을 반드시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은 물론이번 국정과제에서도 언급조차 되지 않아 부산지역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정과제에는 여야간 합의가 어렵고 공론화가 쉽지 않은 과제들도 적지 않다. 대형투자은행 육성과 대체거래소 육성을 담은 자본시장선진화는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도 통과하지 못했고 헬스케어 육성 가운데 해외환자유치의 유통채널 다양화는 영리병원 허용 의미를 담고 있어 노동계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대중교통 노선요금 체계와 통행료의 합리화는 사실상 공공요금 인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하우스푸어-렌트푸어대책은 공약을 그대로 반영했고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중이라고만 명시했다.◆증세 논의 애매모호하게 표현... 포퓰리즘 입법의사도=또한 안정적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조세개혁추진위와 국민대타협위에서 논의해 세입확충의 폭과 방법의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증세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말을 애매하게 표현한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는 반(反)원전 분위기로 이명박 정부 5년간 공론화조차 이뤄지지 못했고 군공항이전 특별법은 포퓰리즘 논란이 여전하다. 이경호 기자 gungho@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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