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제조업 설비투자가 1% 하락하면 장기적인 경제성장률은 0.76%, 단기적으로는 0.18% 떨어뜨리는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김윤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18일 발간한 ‘설비투자 부진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최적자본스톡이론’을 적용해 1970년 1·4분기부터 2012년 3분기까지 설비투자와 경제성장률간의 장기관계를 살펴본 결과 이같은 수치가 도출됐다고 밝혔다.김 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대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평균 7.6%였으며 경제성장률은 6.7%였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설비투자증가율이 5.7%로 낮아졌으며 경제성장률 또한 4.3%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간인 2008~2012년 기간 동안에만 한정해 보면 이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3.8%로 이전보다 크게 낮아지고 경제성장률 또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도는 2.9%에 불과했다.특히 이 기간 설비투자는 2008~2009년 기간에는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다 2010년 25.7% 증가하는 등 큰 폭의 반등을 보였다가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된 영향으로 2011년 3.7%로 둔화됐고, 2012년에는 다시 -1.8%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김 연구원은 “설비투자는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잠재성장률을 확충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거시경제 변수지만 최근 몇 년간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가 하락하고 잠재성장률을 훼손할 정도로 우려가 커져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즉, 과거에 비해 설비투자의 변동성과 지속성이 떨어지면서 경기상승기에 설비투자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힘이 약화되면서 경제성장률과의 연관성도 낮아졌다는 것이다.그는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 약화는 세계경제여건 악화에도 일부 기인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요인인 제조업과 비제조업, 수출산업과 내수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양극화, 저축률 하락, 투자관련 규제,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을 둘 수 있다”며 “장기화 될 경우 잠재성장률 하락속도를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2013년은 투자여건이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어렵다는 설명이다.김 연구원은 “과거에는 경기여건이 개선되면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자연스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1997년 IMF금융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외형성장보다 수익성과 안정성 위주로 변화했으며, 특히 미래경제의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현금보유흐름이 양호한 대기업도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위험에 대한 기업들의 기피성향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김 연구원은 일단 올해에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 최근 3년간 누적된 설비투자조정압력,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 등을 배경으로 연평균 5% 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하지만 그는 “이 수치 또한 미흡한 수준”이라며 “본격적인 설비투자 증대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완화 정도와 내수경기 회복속도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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