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의 역설···피해자는 삼겹살

돼지고기 도매가격 ㎏당 2865원까지 하락···지난해 대비 1694원 떨어져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너도나도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절약의 역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피해자는 삼겹살. 돼지 도매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정작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돼 돼지고기를 찾는 손님이 없다. 장사가 되지 않아 삼겹살 가격을 내릴 수 없는 식당점주들과 비싼 가격때문에 외면받는 삼겹살 소비의 악순환은 계속될 전망이다.1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따르면 8일 기준 돼지 도매가격은 ㎏당 2865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에 비해 1694원이나 떨어졌다. 그럼에도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는 돼지 도매가격 하락으로 식당이 남길 수 있는 마진은 높아졌으나 객수가 줄어들어 전체적인 마진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양돈업계 관계자는 "돼지 도매가격이 크게 떨어져 대형마트 등에 파는 삼겹살 가격은 인하분이 적용돼 가격이 모두 내려갔다"며 "그에 비해 아직까지 식당에서 판매되는 삼겹살은 가격이 그대로"라고 말했다. 그는 "삼겹살 등을 파는 자영업자들이 삼겹살 가격을 내릴 시기를 놓친 것"이라며 "식당에 오는 손님 수가 감소하다보니 판매 가격을 낮춰버리면 식당이 문을 닫게 생겼는데 어떻게 낮출 수 있겠냐"고 언급했다.돼지고기가 소비자들에게 유통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대형마트 등 소매점을 통하거나 식당에 납품하는 것이다. 유통 소매점보다 식당의 고기 가격은 조정이 어렵다.대형마트의 경우 하락한 돼지 도매가격이 반영돼 삼겹살 가격이 떨어졌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국내산 삼겹살 100g은 12일 기준 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전년대비 28.7% 떨어졌다. 지난달에 비해서도 23.3% 하락했다.반면 식당에 납품하는 돼지고기의 경우 고기 하나만 갖고 가격을 결정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식당의 경우 돼지고기 외에도 인건비, 임대료 등 각 종 부자재 가격을 생각하면 쉽게 내릴 수 없다"며 "계절마다 고기 값이 바뀌는데, 바뀔 때마다 메뉴판 가격을 수정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가격이 조금 오르거나 떨어져도 계속해서 그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봄과 가을에는 돼지 도매가격이 오르고 겨울엔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고 첨언했다.돼지고기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식당에서 먼저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양돈업계 한 관계자는 "돼지고기가 비싸서 못 사먹고 또 안 사 먹는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문을 닫는 돼지고기 가게들이 많아진 것이 현실"이라며 "식당점주들이 먼저 가격을 낮춰 소비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농림수산식품부와 대한한돈협회 등도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 공동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이현주 기자 ecol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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