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그랜트 몬산토 사장 겸 CEO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세계 최대 종자·유전자변형작물(GMO) 생산업체 몬산토는 현 세대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기업 중 하나다. 몬산토에서 생산하는 GMO가 앞으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GMO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GMO가 인류의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해줄 선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몬산토 자체는 흔들림이 없다. 10년째 몬산토를 이끌고 있는 휴 그랜트 최고경영자(CEO·55·사진)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GMO가 안전하다"며 "향후 GMO와 관련된 문제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블룸버그]
그랜트는 몬산토 제품들이 역사상 유례없이 숱한 테스트를 거친 상품이라고 주장한다. 유럽 식품안전청은 이미 GMO가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고 프랑스도 최근 몬산토 제품에 안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그랜트는 강조했다. 그랜트는 논란이 되고 있는 GMO 표시 의무화 법안인 'Prop 37'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Prop 37 도입 여부를 표결에 붙였다. 표결 결과 반대표가 많아 Prop 37 법안 도입은 무산됐다. 그랜트는 GMO 표시제가 소비자들에게 되레 혼란만 줄 수 있다며 좀 더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3년 전만 해도 몬산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2010년 47%나 줄었던 몬산토의 순이익은 지난 2년 사이 87% 늘었다. 그랜트는 이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가 소비자들과 다시 점접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랜트는 "신선 과일과 고품질 채소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며 "GMO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종자 배양과 유전자 변형 사업 모두 중요하다"며 "두 사업이 결합돼야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만 해도 종자 배양과 유전자 변형은 별개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거의 통합되고 있다는 게 그랜트의 설명이다. 연구개발비도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랜트는 3~4년 동안 기후변화를 연구해본 결과 분명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위험 요인이 분명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온 상승에 적응된 종자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1901년 설립된 몬산토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 가운데 하나는 몬산토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만든 업체라는 점이다. 몬산토 내부에서 사명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온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랜트는 비용 때문에 사명을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몬산토가 과거의 몬산토가 아니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애썼다고 설명했다.스코틀랜드 라크홀 태생인 그랜트는 글래스고 대학에서 축산학·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에든버러 대학에서 농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경영학 석사 과정은 영국 버킹엄 소재 경영대학원 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 센터에서 밟았다. 1981년 몬산토에 입사한 그랜트는 1991년까지 스코틀랜드에서 일했고 1995년 몬산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총괄이사, 1998년 농업 부문 공동 사장, 2000년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03년 사장 겸 CEO에 올랐다. 미국 투자 잡지 배런스는 2010년 그를 올해의 CEO에 선정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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