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직장인 박모(40)씨는 몇 달전부터 아버지와 대화할 때 불편함을 느꼈다. 아버지께서 두 세번 물어보거나 사소한 일에 쉽게 화를 내는 일이 잦아진 것. 또 휴대전화 벨소리를 크게 설정해놓거나 TV를 볼 때 시끄러울 정도로 불륨을 높이셨다. 혹시나 해서 청각센터를 찾아 검진을 받은 결과 노인성 난청이었다. 다행히 일찍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고 보청기도 맞춰드렸더니, 가족간의 대화도 훨씬 수월해지고 아버지께서도 보청기 착용을 만족해하셨다.우리나라 65세 이상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난청을 겪고 있다. 난청은 소리 분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난청이 한쪽 귀에만 생기면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의사소통이 점점 힘들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돼 가족간 대화가 단절되고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소외감과 고립감이 심해져 노인성 우울증까지 생길 우려가 있으며, 인지능력이 떨어져 조기 치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난청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씨처럼 부모님께서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신다면 지나치지 말고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김성근 서울청각클리닉(김성근 이비인후과) 원장은 "전화 통화하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몇 번이고 다시 말해달라고 하면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며 "여자나 아이의 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 울리는 소리, 으르렁대는 소리 등이 자주 들린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난청은 원인에 따라 약물이나 수술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소음이 원인이 되는 감각신경성 난청 등은 약물과 수술 치료가 불가능해 보청기로 남은 청력을 관리해줘야 한다. 김 원장은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보청기를 빨리 착용해야 결과가 좋다"면서 "전문가가 검진해주고 보청기 착용 후에는 적극적인 재활과 올바른 난청 관리를 해주는 원스톱 시스템이 갖춰진 곳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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