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낚시, 난 썰매…트랜스포머 겨울골프장
한파와 폭설에 시달린 골프장들이 눈썰매장과 스노골프 등 시즌 마케팅을 찾느라 오히려 분주하다. 사진은 오클밸리골프장의 눈썰매장.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올 겨울 골프장은 개점휴업상태다.한파와 폭설로 휴장하는 날들이 더 많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 여건을 탓하기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는 게 최선이다. 바로 장기적인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이를 위한 준비다. 겨울 골프장을 들여다봤다. ▲ "코스에서 눈 즐기기"= 제주도에도 올해는 눈이 많이 왔다. 산간 지역에 위치한 골프장들은 비상이 걸렸지만 시내에 자리 잡은 제주골프장은 오히려 이 점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지난달 19일부터 눈꽃축제를 열고 있다. 먼저 골프연습장을 개조해 눈썰매장으로 운영한다. 길이가 무려 100m, 폭은 50~60m에 달한다. 오히려 눈이 안 올까봐 인공제설기까지 동원됐다. 6360m에 달하는 18홀 골프코스를 걷는 '눈올레 걷기' 행사도 이야깃거리다. 골프장 관계자는 "매년 겨울 눈 때문에 휴장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영난 해소는 물론 회원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어 해마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눈썰매장은 사실 강원도가 원조다. 오크밸리는 골프연습장이 겨울에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길이 150m의 직선 활강 코스다. 30m짜리 유아용 슬로프도 따로 있고, 10인승 대형 튜브 눈썰매도 마련했다. 대명 비발디파크는 퍼블릭골프장의 코스 일부를 스키장으로 활용한다. 4계절 쉴 틈 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효자 사업인 셈이다. 아난티클럽 서울골프장은 스노골프를 선보였다. 눈 위에서 골프를 치면서 트래킹도 할 수 있는 겨울철 레포츠의 탄생이다. 꽁꽁 언 워터해저드 위에서는 텐트를 치고 낚시를 할 수 있는 '글램피싱'이 있다. 계열사인 에머슨골프장에서는 온가족이 스노우트래킹을 비롯해 빙어 낚시, 이글루 체험 등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코스 중간에서 야구와 스노우볼 게임, 얼음 썰매, 눈썰매 등도 할 수 있다. ▲ "우리는 정상영업~"= 눈을 치워가며 골프장을 평소대로 운영하는 곳도 많다. 추워도 골프 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진짜 마니아' 때문이다. 저녁에는 그린이 얼거나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들여 피복 작업을 하고 아침에 다시 걷어낸다. 스카이72가 대표적이다. "눈이 와도 언제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골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치우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상영업을 하는 곳은 그린피 할인 등 각양각색의 이벤트로 입장객 유치에 열을 올린다. 주머니가 가벼운 골퍼를 위해서는 가장 매력적인 혜택이다. 겨울철에는 대부분 적게는 30%, 최대 반값 할인을 하는 곳도 있다. 우선 솔모로는 3인 이상 입장하면 1명은 회원 대우다. 이달 말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금강골프장은 주중 11만원에 18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역시 비회원 4명이 입장하면 1명은 회원대우를 받을 수 있다. 스카이밸리와 360도 골프장, 한원 등도 이달 말까지 주중에는 10~12만원에 라운드를 할 수 있고 주말 요금도 시간대에 따라 대폭 깎아준다. 노후시설을 개보수하며 봄을 기다리는 골프장들도 있다. 남여주와 블루원 상주, 자유, 태인, 코리아, 핀크스 등은 클럽하우스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직원 서비스 교육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이 때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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