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위기때 그룹 지켜낸 인물들…최태원 회장 구속 후 친정체제 강화에 역할론 무게
글로벌·소버린 사태 때 중책 맡아 전면전 펼치며 공로 세워[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최태원 SK㈜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10년전 최 회장의 첫 구속시 고락을 함께 했던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문덕규 SK E&S 대표, 유정준 SK그룹 G&G(Global&Growth) 추진단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3인방 중 당시 김 부회장은 구속됐고 문 대표는 집행유예를 받았으며 유 사장은 최 회장 구속 후 벌어진 소버린의 경영권 찬탈시도에 맞서 그룹을 지켜 낸 최 회장의 핵심라인들이다. 재계는 최 회장이 그룹에 불어닥친 총체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0년전 고락을 함께 했던 이들 3인방을 중용, 친정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비상경영체제에 대한 큰 틀을 설계하고 있는 가운데, 10여년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 및 소버린 경영권 분쟁 사태 당시 최 회장을 옆에서 보좌해 온 주역들의 역할론이 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문덕규 SK E&S 대표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때 SK글로벌 재무지원실장을 맡았던 문 대표는 당시 SK㈜ 구조조정본부장을 역임했던 김 의장과 함께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1심에서 징역 2년ㆍ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SK글로벌 사태 이후 소버린의 경영권 찬탈 시도 당시 유 사장은 소버린과의 대화 창구 역할은 물론, 사내이사진 명단에 이름을 올려 전면전을 펼쳐 SK그룹을 소버린으로부터 지켜내는 공로를 세웠다.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5개 위원회 위원장 인선을 비롯해 SK㈜ㆍSK네트웍스ㆍSK E&SㆍSK텔레콤 등 그룹 주력 계열회사 대표 인선에 문 대표와 유 사장 등이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여타 계열회사 후속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앞두고 이들의 역할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SK(주), SK네트웍스, SK E&S, SK텔레콤 등 그룹 지주회사 및 핵심 계열회사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가 타 계열회사 대비 늦어지고 있는 점은 여러 인물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 회장 구속 이후 그룹 내 위기 의식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SK글로벌 및 소버린 사태) 당시 위기경영 전략 수립에 노하우가 있는 인물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표의 경우 평소 소통 능력과 자원개발 노하우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그룹 내 주력 계열회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평소 소통 경영을 중요시하는 문 대표는 점심 시간에 직원들과 회사 근처 청계천 걷기와 영화관람 등을 즐겨할만큼 그룹 내 감성경영의 일인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관심을 보이며 정부와 셰일가스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유정준 SK그룹 G&G 추진단 사장
유 사장은 그룹에서 계열회사로 자리를 옮겨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따로 또 같이 3.0' 체제 이후 계열회사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회사별 비상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유 사장의 가교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그룹 G&G 추진단의 역할 축소도 유 사장의 계열회사 이동에 당위성을 더하고 있다. 한편, SK그룹은 지난 2003년 SK글로벌ㆍ소버린 사태 당시에도 최 회장의 측근 인사를 각 계열회사에 등용, 친정체제 구축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분식회계 사태 이후 SK네트웍스로 이름을 바꾼 SK글로벌 사장에는 최 회장이 직접 발탁한 정만원 현(現)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고, 유정준 당시 SK㈜ 경영지원부문장은 해외사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을 총괄하게 됐다. 최 회장과 함께 기소된 윤석경 당시 부사장은 SK C&C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됐고 최 회장의 시카고대학교 동문인 이정화(현 SK USA 사장) 상무는 SK해운 대표이사 전무로 승진 이동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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