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핵심 경제자문인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가 엔화의 추가 약세의 여지가 남았다며 달러 대비 엔 가격이 달러당 95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차기 일본중앙은행(BOJ) 총재로 거론되는 다케나카 교수는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최근 엔화 약세는 그동안 지나친 엔고현상이 조정된 결과이고, BOJ의 양적완화 정책은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기 위한 것이지 엔화 약세가 목표가 아니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엔화 조정은 이미 시작됐다”면 “엔이 너무 많이 평가절하됐다고 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5~6년간 엔화는 달러 대비 40%, 원화 대비 50%가 올라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5%, 원화 대비 20%나 평가 절해됐다는 설명이다. 타케나카 교수는 “엔화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달러 대비 엔화가 달러당 95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달러화는 91.20엔까지 치솟으며 2010년 6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한 뒤 뉴욕거래소에서 달러당 90.93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정부의 산업경쟁 패널로 활동 중인 타케나카 교수는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위해 BOJ에게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상향조정할 것을 강요했다는 해외 비판에 대하 반박했다. 그는 “정책의 포커스는 디플레이션을 탈출하는 것이지 엔화 약세가 아니다”면서 미국과 유로존 등 많은 다른 나라들도 경기부양을 위해 인플레이션 목표를 높였다는 점을 거론했다. BOJ가 지난주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상향조정하고 내년부터 전면적인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계 인사들의 모임인 ‘다보스 포럼’의 화두가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본이 완전히 걱정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독일에선 중앙은행이 나쁜 정책이 경쟁 부족 문제를 설거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지난 26일 BOJ의 독립성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자유가 보장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타케나카 교수는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시라가와 마사키 BOJ 총재의 뒤를 잇는 신임 총재가 필요할 경우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BOJ가 이미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해 합의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빠른 시일내 정책을 이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타케나카 교수는 또 높은 인플레이션이 현재 국민총생산(GDP)의 200%에 달하는 일본 정부 부채에 위험 요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올라면서 세금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 경우 부채를 관리하기가 더욱 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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