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취약한데다 스마트폰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 떨어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지난해 3G 자급제폰 시장 진출을 시도했던 매출액 1조원대 중견기업 한국쓰리엠이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사업성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자급제폰 시장이 '장밋빛'은 아니라는 징후다. 정병국 한국쓰리엠 사장은 23일 본지와 통화에서 "자급제폰 출시는 '없던 일'이 됐다"며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접었다"고 밝혔다. 한국쓰리엠은 지난해 자급제폰 시장을 노리고 3G 피처폰 '셀(CELL)'의 출시를 계획한 바 있다. 카메라 기능이 없는 흑백 피처폰으로 스피커폰 기능이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와 손잡고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할 것을 기획했다. 한국쓰리엠은 포스트잇 등 문구류로 잘 알려진 매출액 1조원대 중견기업으로, 자급제폰 출시를 기획한 것은 사업다각화를 위해서였다. 유통채널 확보를 위해 전국 쓰리엠 매장에서 휴대폰을 유통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자급제폰 시장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아 결국 사업을 접었다. 한국쓰리엠 관계자는 "기존 포트폴리오와 비교 검토를 진행한 결과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쓰리엠은 2011년 1조33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8.7%를 기록했다. 자급제 소관 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던 한국쓰리엠의 '변심'에 당황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파인증도 진행했고 연초까지만 해도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반드시 출시할 것'이라고 한국쓰리엠측이 보고했다"며 "자급제폰 사업을 접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쓰리엠의 변심은 자급제폰 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대변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대기업과 중국 업체는 물론 중소기업인 아이리버가 자급제 스마트폰 출시에 나서는 등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것. 자급제폰 제조사 관계자는 "휴대폰 시장은 통신사의 마케팅과 크게 연관되어 있어 보조금도 없고 브랜드 신뢰도도 낮은 자급제폰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유럽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도 자급제폰 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규 업체들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된 정체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0만원~20만원대 자급제폰들이 나오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으로 아이폰 등 고가 스마트폰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도 자급제폰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는 삼성전자의 'M스타일', '갤럭시 에이스', LG전자 'L7', 애플 '아이폰5', 중국 ZTE의 '제트폰' 등의 자급제폰이 나와 있으며, 가격은 10만~20만원이다. 업계는 자급제폰 시장 비중을 전체 휴대폰 시장의 1% 이하로 보고 있다.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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