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올 상반기 최대 인수합병(M&A) 건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한해운과 STX팬오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한해운 인수전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STX팬오션 인수전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 인수전이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지난 21일 마감한 본입찰에는 기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SK와 CJ, 동아탱커 등이 불참했다. 사모투자펀드인 한앤컴퍼니와 선박금융회사인 제니스파트너스 등 두 곳만이 입찰했다. 이중 매각금액을 1500억원 안팎으로 적어낸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채권단이 원하는 가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최종 인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500억원이면 전체 채권의 10% 정도만 탕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법원이 채권단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금액이 최소 2500억원 가량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과 부채 등을 고려한 대한해운 기업가치는 500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1500억원 안팎에 인수가격이 정해진다. 하지만 대한해운은 1조원 가량의 회생채권과 8500만달러(900억원) 규모의 DIP파이낸싱 자금을 처리하기 위해 25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1500억원에 매각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이처럼 대한해운 인수전이 무위로 끝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심은 STX팬오션으로 쏠리고 있다. SK, CJ 등 대한해운 인수에 의향을 내비쳤던 대기업은 물론 해운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 현대차 그룹 등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CJ는 CJ대한통운과 CJ GLS를 합병하는 등 물류업 확장에 나서면서 STX팬오션에 더 욕심이 나는 상황이다. 국내 해운업 7위, 벌크선사 2위인 대한해운보다는 국내 4대 해운사이자 1위 벌크선사인 STX팬오션 인수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다.현대차그룹의 경우 계열사인 글로비스가 3자물류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에 미뤄 STX팬오션 인수전에 뛰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SDS 등도 STX팬오션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인수업체들이 대한해운 인수전을 통해 예비고사를 치렀다면 STX팬오션 인수전을 통해 본고사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황준호 기자 rephwang@ⓒ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