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조선·세광중공업 이어 21세기조선 문 닫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중소 조선사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세계 조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시설물을 매각하고 문을 닫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22일 조선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21세기조선은 지난해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하지만 이는 회사 정상화를 위한 게 아니라 건조설비를 매각할 때까지 채권자의 담보권 행사를 막기 위함이다.현재 21세기조선은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고 채권단에서 시설물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때 협력사 인력을 합쳐 1600여명이 근무했던 조선사가 해체 수순을 밝고 있는 것이다.설비 매각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조선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사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1세기조선은 두개의 선대(선박 건조장)를 보유하고 있는데 큰 게 길이 324m, 폭 30m 규모로 5만DWT(재화중량t수)급 배를 건조할 수 있다. 20만DWT급 초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대형 조선사들에게는 관심 밖의 매물이다. 동남아 등 해외 중소형 조선사들이 일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선 경기가 어두워 매각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매각에 실패할 경우 경매 등을 통해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 경우 매각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신아SB(옛 SLS조선)도 지난해 말 워크아웃 기간을 1년간 연장하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아SB는 21세기조선과 달리 아직까지는 회사의 존속 가능성이 남아 있다. 관건은 신규 수주 여부지만 조선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게 문제다. 신아SB는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로 신규 수주 실적이 없다. 앞서 지난해 2·3월에는 삼호조선과 세광중공업이 각각 폐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신아SB는 아직 종업원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조선 경기가 반등해 수익성 있는 배를 수주한다면 지속 가능성이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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