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경제 양성화,전면전 불사하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인수위와 새누리당, 정부부서에서 들려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인수위는 박 당선인이 공약한 복지지출 실현을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우선 두 가지가 추진될 모양이다. 하나는 가짜석유를 뿌리 뽑는 방안, 또 하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 현금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공유하게 하여 현금거래를 이용한 탈세를 색출하는 방안이다. 인수위가 출범하자마자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복지재원 조달에서 증세는 배제한다는 것이 박 당선인의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임기 5년간 135조원(연평균 27조원)의 추가 복지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주로 세출절감과 탈루세금 축소로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지하경제는 세금탈루의 소굴이다.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큰 것도 배경이다. 지하경제를 6%만 양성화해도 1조6000억원의 세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목표치 계산도 그래서 나왔다. 경제 선진화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가 절실한 과제인 것은 맞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수를 늘리는 것이 증세보다 먼저라는 말도 옳다. 가짜석유가 연간 3조~4조원어치나 유통되면서 최소 1조원 이상의 세금이 탈루되고 있다는 추정도 있는 만큼 가짜석유 근절도 미룰 수 없다. FIU에 집중되는 2000만원 이상 현금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활용하게 할 필요도 분명히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실명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실명거래 외에 비밀보장도 중요하다는 이유로 반대하지만, 명분으로 보나 시급성으로 보나 지하경제 양성화가 그보다 앞선다. 그러나 지하경제 양성화가 말처럼 쉽지 않다. 과거 정권들도 검은 돈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힘 썼지만 규모는 오히려 커지기만 했다. 박 당선인이 밝힌 지하경제 양성화 목표가 달성된다 해도 그에 따른 추가세수(기타 탈루세금 축소 포함)는 복지 소요재원의 11%에 불과하다. 세출절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양성화 목표를 더 높이는 동시에 '지하경제와 전면전을 벌인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여론이 공감할 합리적 증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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