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국과 일본이 도서분쟁을 기회로 드론(무인기)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나라는 드론을 감시용으로만 쓰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시아 상공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중국과 일본이 남중국해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드론이 양국의 무기 경쟁에서 중심무대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자체 드론 개발을 확대해왔고 일본은 미국에서 최첨단 모델의 드론을 구매할 준비를 하고 있다.◆남중국해 도서분쟁이 드론 필요성 제기=중국명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섬에 대한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은 최근 몇주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지난해 12월 하순에 중국의 감시 비행기는 네 번이이나 이 섬 근처를 비행했다. 이에 일본은 매번 F-15전투기를 발진시키는 것으로 대응했다.일본의 감시능력 제고 필요성은 지난해 말 일본의 레이더가 저공비행에 이 섬위로 날아가는 것을 탐지하지 못한 이후 더욱 강조되고 있다.교도통신은 익명의 국방성 관리의 말을 인용해 “센카쿠제도와 관련, 중국의 주장에 맞서기 위해 드론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중국도 마찬 가지 이유를 대고 있다. 중국측은 일본의 함정과 항공기가 자국의 주권을 지속해서 침범하고 있다는 경고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국가해양국(SOA)은 웹사이트에서 “이같은 행위는 해상 상황 악화를 초래할 것인 만큼 중국이 주의를 기울이고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드롭그루먼사의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 40형
◆일본 국방비 증액,글로벌호크 1~4대 구입희망=아베 신조 정부는 지난해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하 이후부터 센카쿠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특히 아베 총리는 2011~16년 중기 방위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고 1~4대의 미국제 드론 획득에 속도를 내고 있다.일본 매체들은 일본 국방성이 글로벌호크를 이르면 2015년에 분쟁 도서지역에 배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글로벌 호크는 3명의 조종사가 원격 조종하는 드론으로 최장 30시간 동안 고도 6만 피트 상공에서 비행할 수 있지만 무장 능력은 없다.미국은 앞서 지난 2001년 3월 대지진과 쓰나미 이후 후쿠시마 원전이 파괴되자 글로벌호크를 배치한 적이 있다.국수주의자인 아베 총리는 또 일본의 군사비 지출을 2013년에 11년만에 처음으로 1200억 엔(미화 14억 달러) 늘린 4조7700억 엔을 요구하고 군병력도 증강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증액된 국방비는 병력증강과 군장비 현대화에 투입될 전망이다. 사이키 아키타카 차관은 또 중국 선박이 분쟁수역을 ‘침범’한 데 대한 항의로 주중 대사를 소환했다.
중국판 프레데터 드론 '윙룽'
◆월등히 앞선 중국의 드론 세력= 중국은 지난달 말 인민해방군이 자체 개발한 드론을 시험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미국의 항공모함 발진 드론 X-47B 복제품으로 간주하고 있는 드론이다.차이나 데일리는 자세한 사항은 보도하지 않은채 “핵심 공격기술을 시험할 것”이라고 전했다.중국의 간와 디펜스 리뷰의 안드레이 창 편집국장은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 중심전략(A냠 Pivot)전략의 하나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미국령 괌까지 정찰할 수 있는 드론 개발을 시도할지 모른다”고 말했다.중국은 지난 해 11월 주하이에서 열린 격년제 에어쇼에서 ‘윙룽’(익룡) 등 8개의 최신 드론 모델을 공개했다. 이 드론은 미국의 MQ-9 ‘리퍼’와 모양은 비슷하다. 크기는 프레데터 MQ-1과 같은 1.2t,길이 9m,날개 너비 14m,상승고도 5.3km이며 날개에 두발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장거리 감기,정찰,정보수집용 전략 드론 ‘실버이글’도 개발해놓았다.
아시아 4개국 군비지출 현황(자료:비즈니스인사이더)
중국은 지난 10년간 국방예산을 급증시키며 신무기를 도입해왔다. 2002년 124억 파운드에서 2011년 750억 파운드로 증가했으며 2035년에는 미국을 능가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해 자체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취역시키는 것을 비롯,최신 구축함과 잠수함,전투기를 속속 실전배치하는 등 육해공군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미 국방부도 2012년 보고서에서 오랫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드론 ‘안쟌’(흑검)이 개발되고 있는 중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중국의 관영매체들은 지난해 10월 2015년까지 11곳의 드론 기지를 해안선을 따라 건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이와 관련, 동아시아 안보 전문가인 호주 국립대학의 론 후이스켄 박사는 “중국과 일본의 드론이 앞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