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평가액 1000억 증발 '게임의 비명'

게임업계 주가 곤두박질에 CEO 자산 급감김택진 대표 등 시장 위축·정부 규제에 1년 평가익 확 줄어[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게임 업계 대표들의 주식 평가 이익이 급락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새 평가 이익이 1000억원 이상 감소한 대표도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 위축과 정부규제 등 업황 악화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게임 업계의 시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년 전 상장으로 거부 반열에 오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의 주식 자산은 최근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넥슨을 상장할 때만해도 8조원 남짓하던 시가총액이 반토막나면서 김정주 회장의 지분 평가액도 1조8993억원(1521억엔)으로 줄어든 것이다. 넥슨의 주가 하락은 흥행 부진에 따른 실적 정체의 영향이다. 넥슨의 지난 3분기 한국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일본과 북미, 유럽 등 해외 지역 매출도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 위축과 정부 규제 등으로 고전하는 넥슨은 올해 넥슨 플레이 출시 등 모바일 플랫폼 확대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넥슨의 주가 하락에는 엔씨소프트의 영향도 크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4월 최고가 32만8000원 찍은 후 하락을 거듭하면서 김택진 대표의 주식 자산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보유 주식 일부를 넥슨에 매각하면서 김 대표의 평가 이익은 3403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집값이 저점일 때 거래가 이뤄지지 않듯이 올해 투자 보단 현재 서비스 중인 블레이드앤소울과 리니지 운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규 대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오위즈게임즈 주가가 최근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주력 게임 판권 연장 실패와 일렉트로닉아츠(EA)와의 결별 소식에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성균 네오위즈(네오위즈게임즈 지주사) 대표의 주식 자산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조 자산가에 이름을 올린 나 대표는 1년 새 주식가치가 9003억원에서 2944억원으로 줄었다. 신작 부진과 실적 악화에 따른 성장 동력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오위즈게임즈는 계속되는 사업 위축과 주가 하락에 따른 자구책 마련의 일환으로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 전체 인력의 25~30%를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도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19% 가까이 빠지면서 위메이드 창립주 박관호 대표 평가이익도 크게 줄었다. 박관호 대표는 최근 한 달 사이 580억원이 하락했다. 위메이드는 회사의 주력 개발을 PC에서 모바일로 선제 전환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3배 가까이 올랐던 주가는 모바일 사업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로 주가도 약세다.  거듭되는 정부 규제가 모바일게임의 발목을 잡으면서 게임주 하락세가 컸다. 모바일게임에 대하 규제 우려로 대선 직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11월 고점보다 30% 가까이 떨어졌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의 평가이익도 최근 한 달 사이 432억원이 감소했다. 박지영 컴투스 대표의 주식 평가액도 12억원 줄었다. 최대 주주이자 박지영 대표의 배우자인 이영일 부사장의 주식 평가액도 같은 기간 42억3000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업황 악화 속에서 게임주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최근 업계 오너들의 주식 자산이 크게 줄었다"며 "업계 1위 넥슨을 비롯해 국내 게임사들이 성장 모멘템이 주춤하면서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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