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칼 뽑나? 美 특허청, SW 특허 범위 손본다

애플 특허 잇따라 무효화한 가운데 특허 품질 강화 주장해 눈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특허청(USPTO)이 소프트웨어 특허 품질에 관한 토론회를 갖는다. 최근 USPTO가 애플 특허를 잇따라 무효화시킨 가운데 열리는 행사여서 이목이 쏠린다. 7일 그로클로 등 외신에 따르면 USPTO는 다음달 12일과 27일 각각 미국 실리콘밸리, 뉴욕에서 소프트웨어 특허 품질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갖는다. 토론 주제는 소프트웨어 특허 경계를 정의하고 특허 보호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방안이다. 애매모호한 특허 범위를 특정지어 보호해야 할 기술은 특허로 보호하고 보호할 가치가 없는 기술은 처음부터 특허 등록을 허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특허청이 토론회에서 특허 보호 범위를 논의하는 것은 무분별한 특허 등록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최근 USPTO가 애플 특허를 잇따라 무효화한 후 개최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애플 등 일부 정보기술(IT) 기업의 무차별적인 특허 공세로 소프트웨어 특허 범위를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특허청의 고민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앞서 USPTO는 지난해 10월과 12월 각각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특허번호 381), 터치스크린 휴리스틱스 특허(특허번호 949)를 무효라고 예비판결했다. 바운스백 특허는 사용자가 웹페이지 등에서 스크롤을 끝까지 내렸을 때 위로 튕겨주는 기술, 휴리스틱스 특허는 터치스크린이 사용자의 손동작을 반영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전자책 등을 읽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길 때 책 페이지를 말아올려 화면이 전환되는 것처럼 보여주는 애플 특허 2건도 무효화될 위기에 놓였다. 애플의 무분별한 특허 공세는 미국 내에서도 역풍을 맞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도 최근 보도에서 "애플이 USPTO에서 특허 등록이 실패하자 5년간 미미한 수정을 아홉 번 더해 무려 열 번의 시도 끝에 특허를 획득했다"며 "애플은 이런 시도를 통해 지난 10여년간 4000개 이상의 특허를 확보했으며 경쟁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USPTO의 이번 토론회는 소프트웨어 특허 범위를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며 "무차별적인 소송이 남발되면서 특허권자의 권리를 넓게 인정하는 미국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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