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달이다]'식품도 패션' 하루 10끼·십고초려로 피운 열정

-식품트렌드를 선도하는 고메이 494 총괄책임자 이정수 F&B전략팀장-국내 없었던 획기적인 콘셉트로 강남에서 인기독차지

이정수 갤러리아백화점 F&B전략팀장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식품도 패션입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변화가 아주 빠르죠. 남들과 차별화해 앞서 트렌드를 선도해야 고객들이 알아봐줍니다. 이제 백화점 식품관도 달라져야 할 때 입니다."요즘 강남에서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라는 갤러리아백화점 식품관 고메이 494. 국내에 없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쇼핑공간을 만든 장본인이 갤러리아 이정수 F&B전략팀장(48)이다. 이 팀장은 식품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으로 지난 5일로 오픈 3개월을 맞은 고메이494의 밑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다. 고메이494는 오픈 한 달 이후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60%, 객수는 두 배 증가할 정도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초 '그로서란트(Grocery(마켓) +Restaurant(식음시설))'라는 새로운 식(食) 문화를 제안해 쇼핑의 재미와 맛의 즐거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게 한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입니다. 획일화된 국내 식품관과 달리 전혀 다른 콘셉트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적중한 것이죠. "고메이494가 '서울 맛 집 집결지', '강남미각 혁명' '신개념 쇼핑센터'등 수많은 수식어를 만들어 내기까지는 이정수 팀장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있었다.국내 백화점에 입점 돼 있지 않은 전국의 유명 맛집을 돌고 돌아 고메이에 입점시키기 위한 눈물겨운 사투도 한 예다. "워낙 자신의 음식철학과 자부심이 강한 분들이기 때문에 처음에 만나주지조차 않았습니다. 뻔한 백화점식품관을 연상했기 때문이죠. 수없는 문전박대와 냉대를 당하면서도 십고초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찾아가 설득했습니다. 과일바구니까지 들고 다니며 직원들과도 스킨십하려 노력했어요."일례로 현재 고메이494의 인기매장 중 하나인 핏제리아 디부자의 경우 당초 사장이 완강하게 입점 거부의사를 밝혔다. 화덕에서 장작을 떼 피자를 굽는데 백화점식품관에서 장작을 지필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팀장은 결국 임원진을 설득해 식품관에 화덕을 만들어 장작피자를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확답을 얻어내 결국 입점시켰다."처음에 모두 거부했던 사장들도 지금은 모두 만족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화점에서 유일하게 매달 실적과 특이사항, 단품별 매출분석을 리포트로 작성해서 미팅을 합니다. 공짜로 컨설팅을 해주는 셈이죠."유명 맛집을 돌아다니며 하루 10끼도 먹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결코 내색하지 않았다. "일이라는 생각으로 먹다보니 배가 불러도 냉정하게 이것저것 많은 메뉴들을 먹어야 했습니다. 덕분에 배는 많이 나왔지만 정말 뿌듯했던 기억들입니다."고메이494는 식품 및 식자재 쇼핑도 획기적인 편리함을 추구한 것도 성공비결로 인정받고 있다. 싱글족을 위한 소용량 상품을 개발해 공간효율을 높이고 대용량과 부피가 커 무거운 상품은 직접 카트에 실고 다니지 않아도 상품명이 부착된 주문카드만 가져다 결제를 하면 차량까지 배달을 해준다. '컷앤베이크(Cut&Bake)' 코너에서는 고객이 원할 경우 농산물을 씻어주고 잘라주기까지 한다. 그야말로 편리한 생활을 위한 소소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낸 셈이다. 이는 타 백화점 식품관들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또 해외 직수입 총 아이템 개수는 170개로 타 유통업체 대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획일적이고 진부한 백화점 식품관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노력한 결실입니다. 장을 보다가 바로 옆에서 음식을 먹고 또 선물도 살 수 있는 유기적인 쇼핑공간을 만든 것이죠."기존에 없는 새로운 식품문화와 트렌드를 선도할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다는 이 팀장의 목표는 의외로 단순하다. "식품만 20년 넘게 했습니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곳인 만큼 저 또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싸워왔어요. 나중에 은퇴했을 때 식품분야에 이정수라는 이름이 기억되고 저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하는 후배가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닙니까."이초희 기자 cho77lov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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