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치 사라지고, 저비용 고효율의 저가대에 집중
골프회원권시장이 1년내내 하락세를 기록하며 꽁꽁 얼어붙었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회원권이 연일 최저점을 찍고 있다.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골프회원권 지표인 에이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11.7%나 떨어졌다는 조사결과다. 2005년 지수를 처음 발표한 이래 가장 낮다. 한때 "사두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투자로서의 골프회원권 가치는 오래 전에 빛이 바래졌다. 앞으로의 구매 경향도 저비용, 고효율의 저가대와 주중회원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입회금 반환 분쟁에 '청우 하락 1위'= 신년효과로 연초에는 반짝상승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이 호황이었고 더불어 골프회원권시장에도 매수자가 몰렸다. 3월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탔다. 경기 불안으로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용률이 낮은 종목은 매각 1순위가 됐다. 여름에는 폭염과 장마의 계절적 악재가 겹쳤고, 9월 골프성수기에도 분위기는 냉랭했다.그나마 적은 비용으로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저가회원권과 주중회원권은 시장을 주도할 정도로 수요가 꾸준했다. 고가대 회원권은 그러나 법인 수요의 외면으로 하락폭을 키웠다. 중가대는 회원 특전이 좋은 신규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기존 회원권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하락폭이 14.1%로 가격대별로 나눴을 때 이례적으로 가장 컸다. 지역별로는 그동안 꾸준히 상승했던 중부권이 13.2%로 특히 많이 빠졌다. 입회금 반환에 애를 먹는 골프장이 하락률 상위권에 들었다. 청우가 41%나 떨어졌는데 올해 만기가 돌아온 입회금 반환 문제로 분쟁이 일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32%나 빠진 필로스는 주변에 대중제가 크게 늘면서 낙폭을 키웠다. 주변 비슷한 가격대의 골프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원 혜택이 적은 캐슬렉스와 지산도 30%에 육박하는 하락률이다. 호남권과 제주, 영남 등 지방은 이전에도 큰 폭의 상승이 없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 않다. 영남권은 오히려 0.7%로 소폭 상승했다. 상승률 상위 종목도 대부분 영남지역이다. 경주신라가 15%, 정산이 13% 이상 올랐다. 대부분 모기업과 운영사의 재정상태가 좋은 골프장이다. 경주신라는 특히 2년여 간에 걸친 클럽하우스 개보수 공사가 내년 완공을 기다리면서 기대심리가 꾸준히 작용했다.
▲ 낙폭 큰 근거리 회원권 '주목'= 회원권시장이 최근 몇 년째 꽁꽁 얼어붙으면서 대중제로 아예 전환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올해도 롯데스카힐성주를 비롯해 서라벌, 아리솔, 오너스, 파인힐스 등이 대중제로 전환했고 회원제로 승인받았던 더블래싱과 여주경도는 내년 개장에 맞춰 대중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대중제의 증가를 악재로 볼 수는 없다"며 "오히려 회원권을 이용해 저렴한 그린피로 라운드를 할 수 있어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대선 이후 정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정권에서 발표할 경기 부양책이 자산시장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꿀 여지가 있다는 기대다. 법인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 근거리의 중고가대 회원권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커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생긴 상황이다. 접근성과 주말 예약이 양호한 회원권에는 법인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한동안 급증하던 신설 골프장 수가 감소하는 분위기도 위안이다. 관련법 개정으로 인허가 조건이 강화됐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예전처럼 쉽지 않아 실제 신설 골프장 수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춘고속도로 주변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이른바 경춘라인 미분양 회원권이 여전히 부담이다. 2010년 분양을 시작한 이후 부도와 매각설이 줄을 잇고 있어 이 지역 회원권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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