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의 역설…폭설·한파 이어질 듯
[아시아경제 정종오·김수진 기자]12월 초순에 내린 적설량이 1980년 이래 32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부터 주말까지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영하 10도 안팎의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바람 때문에 체감기온은 영하 15도 안팎까지 내려갔다. 폭설도 지난해 보다 빨리 왔다. 5일 서울 등 중부지방에 폭설이 쏟아진 데 이어 7일에도 다시 적잖은 눈이 내렸다.◆올 겨울 유난히 춥다=11월부터 초겨울 추위를 보이는 올 겨울이 예년보다 특히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매서운 추위의 이유는 대륙고기압. 찬 대륙고기압이 일찍부터 발달하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김성묵 기상청 예보관은 "강한 대륙고기압이 예년보다 일찍 내려왔고 크기도 크다"며 "시베리아 지역의 빙하가 적은 탓"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북극진동' 현상이다.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북극지방의 기온은 점점 올라가는 반면 북극의 한기를 감싸고 도는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져 차가운 공기가 북반구로 쏟아져 내리는 것이다. 지난 9월 북극해의 빙하 면적은 1979년 관측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소치로 꼽혔던 2007년 9월 417만㎢보다 7만㎢가 줄어들었다. 특히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지역인 카라해와 바렌츠해가 제대로 얼지 않았다. 제트기류의 흐름이 막히면서 동아시아 지역으로 한기가 유입되는 대기 흐름이 형성됐다. 김 예보관은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원래는 미국과 유럽,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3개 지역으로 큰 흐름을 형성한다"며 "올해는 북미가 상대적으로 춥지 않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 지역이 북극진동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해가 됐다는 얘기다. 상공의 기온이 떨어지는 것은 강설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12월에는 눈 오는 날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 예보관은 "현재 상공의 기온이 평년보다 5도 이상 낮아 1월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하층의 수증기량이 같다고 봤을 때 상층이 차가울수록 눈의 양이 더 많다"고 말했다. ◆비상 체제 돌입 중대본=눈이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중대본은 지난해 보다 더 많은 장비와 제설제를 준비하고 대비책을 마련했다. 제설작업을 위한 '전진기지'를 지난해 155개에서 올해 456개로 늘렸다.중대본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상황실과 실시간 정보를 통해 기상 재해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폭설에 대비해 자동염수분사기도 393개소에서 519개소로 늘렸다.소방방재청 방재대책과 최병진 계장은 "눈이 많이 온다는 기상예보에 따라 지난해 보다 전체적으로 제설 자재를 230% 늘렸다"며 "중대본이 각 지방자치단체와 실시간으로 연계해 폭설과 한파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최 계장은 "노후주택을 점검하고 홀로 사는 노인 분들에 대한 확인 작업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나하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기상예보가 시간대별로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정종오·김수진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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