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의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의 별명은 '리틀 후진타오'다. 정치적 스승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한 이력 때문이다. 권력 경쟁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에게 밀려 2인자로 주저앉았지만 향후 중국 경제를 총괄하게 될 그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중국의 경제개혁을 진두지휘할 리 부총리가 1990년대 개혁 주도자였던 주룽지(朱鎔基) 총리 못지않은 인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주 전 총리는 '철혈재상'으로 불리며 개혁을 이끈 인물이다.리 부총리는 최근 국무원이 개최한 좌담회에서 기득권 타파와 기회균등 원칙을 강조했다.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고 모든 사람이 노력으로 원하는 이익을 얻으려면 '개혁개방'은 필수적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는 '개혁 없인 성장도 없다'는 그의 평소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올해 초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작성한 '중국 2030' 보고서에서도 리 부총리는 국유기업 민영화와 금융ㆍ자본 시장 개방 등 시장경제형 모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리 부총리는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과거 고성장정책을 고집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한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5000달러(약 542만7000원)를 넘은 중국은 이제 1만달러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생각보다 쉽지 않으리라는 게 문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60년대 101개였던 '중진국' 가운데 2008년까지 선진국 대열로 합류한 나라는 겨우 13개다. 리 부총리는 근본적인 경제개혁이 없으면 중국도 이런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리 부총리가 국무원 좌담회에서 수출의존형 성장을 바꾸고 도시와 지방 간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후 주석 재임기 중 중국에서는 1억명 이상의 인민이 농촌을 떠났다. 같은 기간 도농 간 소득격차는 3.3배까지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오는 2030년까지 3억명이 더 농촌을 등질 것으로 보인다.리 부총리의 '경제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가 당서기로 일한 허난성(河南省)과 랴오닝성(遼寧省)은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추진한 성공적인 의료개혁과 서비스 산업 발전은 그의 정치인생에 중요한 실적으로 남게 됐다.그러나 리 부총리는 자기가 주장하는 부의 재분배, 국유기업 개혁에 앞서 기득권 세력과 맞서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시 총서기가 분배 위주의 노선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리 부총리가 최고 권력자인 시 총서기와 대립하게 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도 의문이다.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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