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 '줄줄 새는'예산 어찌할꼬?

【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이 경기도내 6개 혁신교육지구에 지난 2년 동안 무려 613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일반 학교와의 예산지원 '빈익빈부익부' 심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사학재단이 납부해야 할 법정부담금도 지난 4년간 771억 원이나 대납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사학재단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가하면 도교육청 산하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은 매년 6억 원을 지원받으면서도 '평생교육'기능을 상실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혁신교육지구에 613억 지원…교육예산 '빈익빈부익부' 심화 우려 2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6개 혁신교육지구 내 209개 학교가 최근 2년간 도교육청과 자치단체로 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613억28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혁신교육지구 한 곳당 102억 원, 한 학교당 2억9330만원이 지원된 셈이다.  일례로 시흥시 혁신교육지구의 경우 관내 23개 초ㆍ중ㆍ고교가 최근 2년간 혁신교육지구 예산으로 120억 원을 수혈받았다. 이들 학교 중에는 연간 1억 여원에 이르는 예산을 별도로 지원받는 혁신학교 4곳(하중초, 응곡중, 장곡중, 신천고)도 포함됐다. 최근 2년간 이들 4개 학교가 지원받은 혁신교육지구 예산은 ▲하중초 6억1000만 원 ▲응곡중 4억6700만 원 ▲장곡중 5억3000만 원 ▲신천고 4억8800만 원 등 적게는 4억6700만원에서 많게는 6억1000만원에 이른다. 경기도의회 김진춘 교육위원은 "시흥 뿐만 아니라 광명, 구리, 안양, 오산, 의정부 등 혁신교육지구 지정 학교에는 별도로 예산을 지원받는 혁신학교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도교육청이 이를 제대로 가리지 않고 지원하면서 일선 학교 예산지원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도교육청이 공개된 규칙이나 지침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편성해 혁신학교를 '초호화판 귀족학교'로 만드는 사이 일부 학교에서는 비가 내리는 날 양동이를 받치고 수업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교육청 대납한 '사학 법정부담금' 4년간 771억…혈세낭비 심각 경기도내 사학법인이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경기도교육청이 대납한 금액이 4년간 771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기도의회 서진웅 의원이 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경기도내 사학법인 114곳이 납부해야 할 법정부담금은 983억265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학법인이 자체 법인자금으로 낸 금액은 전체의 21.5%에 해당하는 212억542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도교육청이 사학지원금으로 지출한 법정부담금은 4년간 771억1787만원(78.4%)에 달했다. 교직원의 연금과 건강보험료 등으로 지출되는 법정부담금은 원칙적으로 사학 법인에서 내야하지만, 대부분의 사학법인이 보유재산 부족 등의 이유로 이를 학교 회계에서 지출하고 있다. 이럴 경우 도교육청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립학교의 인건비 등에서 발생하는 재정 부족분을 메꿔 주고 있다. 법정부담액 전액을 도교육청이 지원한 사학기관도 ▲2008년 1곳 ▲2009년 6곳 ▲2010년 4곳 ▲2011년 4곳 등 줄지 않고 있다.  서 의원은 "사학법인별로 도교육청에서 받는 사학지원금 규모가 천차만별이고, 일부 학교는 아예 법정부담금 전액을 도교육청으로 부터 받고 있다"며 "사학법인의 법정부담금 법인납부비율에 대한 기준을 정해 차등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생교육원 맞아?"…법정공휴일ㆍ매주 월요일 쉬고 연간 6억씩 예산받아 경기도교육청 산하 수원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이 '평생교육'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평생교육학습관은 매주 월요일 꼬박꼬박 쉰다. 또 법정공휴일 등 '빨간 날'도 어김없이 문을 잠근다. 평생교육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수원에 사는 김연미 씨(35)는 "평생교육학습관이라고 말만 하지 정작 시민들이 필요로 할 때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며 "월요일 쉬는 것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법정 공휴일은 애들과 함께 도서관에 가서 책도 보고 하고 싶은데 문이 닫혀 있어 못가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교육학습관이 '도서관'으로 전락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이상희 의원은 "평생교육학습관의 교육전문직 정원은 교육연구관 1명, 교육연구사 5명 등 모두 6명이지만 현재 교육연구사 1명 만 근무하고 있다"며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교육연구사가 1명밖에 없는 데 무슨 평생교육을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연구 등을 맡는 교육전문직 충원을 서둘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명칭을 도립중앙도서관으로 바꾸라"고 질타했다. 한편,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은 ▲2010년 5억7600만 원 ▲2011년 5억5900만 원 ▲2012년 6억1500만 원 등 매년 6억 원 가까운 돈을 지원받고 있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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