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두산인프라코어와 산업은행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에 대한 '자본인정 여부 재논의' 논란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2일 "국제 회계기준과 법적 절차에 따라 영구채 발행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면서 "다시 자본인정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는 데 대한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전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관계당국이 모두 자본으로 인정해 영구채를 발행했다"면서 "발행 후 1개월 정도 경과한 현 시점에서 다른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민간기업으로서 매우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구채를 자본으로 보기 어렵다며 일각에서 제시한 근거에 대해, 관련 법 조항을 들며 반박했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와 일부 전문가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영구채는 자본으로 분류하기 위한 핵심 단서인 ‘후순위’ 조건이 없고, 만기를 연장할 경우 금리를 가산하는 금리 상향조정 조항(스텝업)이 과도해 사실상 5년 만기 회사채로 봐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청산시 상환순서의 후순위 여부에 대해 "2006년 3월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해석자료에 따르면 IFRS 상 자본과 부채의 분류기준에는 상환순서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IFRS상 자본분류 기준은 만기가 있는지 여부와 이자지급 이연이 가능한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또한 "또한 K-IFRS에 따르면 발행자가 청산되는 경우에만 채권자가 결제를 요구하는 것은 발행자의 금융부채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텝업 조항에 대해서도 "해당 조항은 콜옵션을 유도하는 경제적 의무이지, 계약상 의무가 아니므로 자본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에도 500bp 스텝업 조건이 있지만, 이는 단독 발행 때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영구채 발행에 금융자문과 공동 발행 주관사(JP모건, 씨티)를 맡았던 산은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 지원했는데, 금융당국이 적절한 기준 없이 논란을 점화시켰다는 것이다. 산은 측은 "해외 많은 국가에서는 공공자금까지 동원해 민간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이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지원했다"면서 "(영구채의 자본 인정 여부를) 재논의 되는 것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특히 "당국은 향후 발행예정인 영구채에 대해 적절한 기준을 마련해달라"면서 "글로벌 위기를 맞아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에게 당국은 전략적 판단과 지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회계기준원은 금융당국 관계자 및 전문가와 함께 10여명이 회의를 열어 영구채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영구채 관련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위원회가 회계처리상 자본 인정 여부를 명확히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외감법상 영구채 회계처리문제 등의 해석 기준은 한국회계기준원에 있다.영구채는 자본을 조달하면서 부채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어,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에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어 대한항공,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이 현재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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