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겹치기 집필 드라마작가, 12억 손해배상'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인기드라마 작가가 당초 약속을 어기고 타방송사에 드라마극본을 제공했다가 거액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23부(김명수 부장판사)는 삼화네트웍스가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는 삼화네트웍스에 12억826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삼화네트웍스는 2000년부터 A씨와 "드라마 60~70분물 100회분의 극본을 집필한다"는 계약을 수차례 체결했다. 이때 "집필기한까지 사전동의 없이 제3자를 위해 드라마 극본을 집필할 수 없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2010년 5월 A씨가 동의없이 다른 방송사에 극본을 제공하자 "20억 손해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A씨는 "계약서상 집필기한을 정하지 않아 전속의무가 없다"며 "전속의무가 있다해도 이는 집필의뢰가 있어야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삼화네트웍스와 계약한 드라마 100회분을 우선 집필해야할 의무를 가진다"고 밝혔다. 드라마제작은 장기간의 기회, 제작과정을 거쳐야하는 작업인데, A씨가 원고의뢰가 없는 기간이라고 해서 타방송사를 위해 집필한다면 삼화네트웍스는 사실상 드라마 제작에 착수할 수 없게 된다는 판단이다.재판부는 다만 "A씨가 그동안 계약했던 극본 350회분 중 261회분의 극본 집필을 완료해 자신의 의무 상당부분을 이행한 점, 이 드라마들이 성공을 거둔 덕에 제작사 측도 적지 않은 이득을 얻은 점, 제작사 측이 2008년 7월 이후 상당기간 집필의뢰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배상액 일부를 감액했다"고 덧붙였다.박나영 기자 bohen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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