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100억 7000여만원 대(對) 39억 1000여만원. 이번 대선에서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비용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와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산처)가 각각 추계해서 최근 내놓은 결과다. 무려 60억원이나 차이가 나는 '고무줄 추계'다. 선관위는 투표시간을 2시간 늘리는 걸 전제로, 예산처는 3시간 늘리는 걸 전제로 추계했으니 두 기관이 조건을 맞춰서 추계하면 차이는 더 늘어난다.이유가 뭘까. 본지가 2일 두 기관의 추계 자료를 확보해 확인해보니 전국 투표소에 배치되는 투표사무원들의 일당 계산법이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투표시간을 연장했을 때 비용이 추가되는 대목은 투표관리관, 개표관리위원, 개표사무원, 개표참관인, 투표사무원 등의 일당이며 이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게 투표사무원의 일당이다. 대선 투표일이 되면 전국에 1만3000여개의 투표소가 설치되고 각각 보통 4~5명, 많게는 6~7명의 투표사무원이 투입된다. 총 9만600여명이다. 투표자 신분 확인, 용지 교부 및 안내 등이 이들의 업무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투표사무원은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까지 12시간 일하고 수당과 사례금 명목으로 모두 8만원을 받는다. 선관위는 만약 투표 시간을 2시간 늘리면 투표사무원들이 14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이를 한 사람에게 시키는 건 무리라서 2교대로 투입해야 하고, 이들에게 각각 7만원씩 지급하는 게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9만600여명이 추가로 투입되고 이전보다 6만원씩 모두 54억4000만원 가량이 더 드는 셈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런 가정에 대해 법규상의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투표사무원들의 노동 강도 등을 고려해서 이 정도가 적정하다고 나름대로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예산처는 기존에 투입되던 투표사무원에게 연장근무를 시키고 8만원을 시급으로 나눈 액수에 추가 근무시간을 곱해서 더 지급하는 방식을 전제로 계산했다. 8만원을 기준으로 시급을 산출하면 약 6600원이므로 3시간 더 일할 경우 18억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예산처도 선관위처럼 연장 시간을 2시간으로 잡으면 12억원 가량으로 줄어든다. 투표사무원 일당만으로 42억원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만약 투표시간 연장 법안이 통과되면 예산처 등과의 정책 조율을 통해서 최종 계획이 확정될 것"이라며 "무조건 현재의 추계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선관위 추계를 근거로 "선거를 코앞에 두고 혈세를 100억원이나 들여서 시간을 연장하는 건 무리"라고, 민주통합당은 예산처 추계를 근거로 "40억원 정도면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유권자의 참정권을 신장하는 일을 돈으로 따져선 안 된다.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할애해서라도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각각 주장한다.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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