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이상 없다" 해놓고 뒤늦게 회수 명령대만 日 美 등 "문제없다" 결론에도 회수 조치[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대만, 홍콩, 일본, 중국, 미국 등이 농심제품에 대해 잇따라 회수조치를 내리는 등 국내에서 시작된 발암물질(벤조피렌) 검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해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심은 이들 국가에서 공인분석기관에 시험을 의뢰하는 등의 검사 조취를 취하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논란은 회오리바람으로 커졌다.이들 국가의 경우 회수조치 근거로 대한민국 정부의 조치를 삼고 있어 일관성이 결여된 식약청의 태도가 국ㆍ내외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일으켜 자칫 우리 수출기업에 치명타를 주고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대만 정부가 농심의 제품에 대한 회수 명령을 내린데 이어 26일 홍콩과 일본, 27일 중국까지 리콜ㆍ회수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날 말레이시아의 대형 할인마트 쟈스코와 미국 일부 할인매장이 자발적으로 농심의 관련 제품을 철수한데 이어 싱가포르와 뉴질랜드에서도 유통업체들이 농심 제품 회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와 관련, 농심은 해당제품이 수출되는 국가에서 유통 중인 제품 샘플을 해당 국가 공인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분석결과를 토대로 후속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대만 정부 공인 검사기관인 '화요 기술연구소'에 의뢰한 결과에서는 대만에서 유통 중인 농심 제품 3종(얼큰한 너구리, 순한 너구리, 신라면)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 화요 기술연구소는 벤조피렌 검출 한계는 5ppb이며, 3종에 대한 분석결과 불검출이라고 판명했다. 농심은 현재 전 세계 100여국에 라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의 매출액은 2조여 원으로 이 가운데 25% 가량인 5000억여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정이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놓고 뒤늦게 회수 명령을 내리는 등 우왕좌왕하면서 사태가 커졌다"며 "식약청 조치 이후 지난 주말 너구리의 하루 매출이 40% 급감하는 등 기업 이미지는 물론 제품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그는 이어 "총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안전하다는 실험 결과를 각 나라 식품당국에 제출해 판매 재개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전문가들은 일관성이 결여된 식약청의 태도가 국ㆍ내외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청에서 초기 대응을 미흡하게 하는 등 뒤늦게 말을 바꾸며 회수조치에 들어가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벤조피렌은 암을 발생시키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지만 농심 제품에서 나온 벤조피렌 함량은 삼겹살 등을 구워먹을 때 섭취하거나 검게 볶은 깨로 짠 참기름에서 나오는 양과 비교했을 때 극미량에 불과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안전성 문제에 (이희성) 식약청장이 안전성을 평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됐으면 일관성 있게 국민을 안심시키는 쪽으로 가야지, 의원들이 지적한다고 태도를 바꾼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농심의 경우에도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줬으면 발빠른 대처를 보이며, 안정화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한편 미숙한 업무처리로 물의를 빚은 식약청 '위해사범 중앙조사단'이 대폭 물갈이 될 예정이다. 식약청은 다음달 중순 중앙조사단 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대상은 2009년 조사단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일한 인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사단은 총 24명으로 이 가운데 10명이 4년째 수사 업무를 맡고 있다.이광호 기자 k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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