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앱 요람 'K앱 밸리' 뜬다

최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스타트업 기업 모여들어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 'K앱(코리아 애플리케이션) 밸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앵그리버드' '제2의 애니팡'을 꿈꾸는 젊은 앱 벤처들이 속속 둥지를 트면서 한국 모바일 앱 산업의 요람으로 급부상하는 것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3호선 신사역에서 압구정 현대고등학교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를 일컫는다.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최근 몇년새 아블라컴퍼니, 클럽베닛, 데어즈, 다이알로이드, 라이포인터랙티브 등 수십 곳의 벤처들이 자리를 잡았다. 과거 IT 업체들이 테헤란로에 몰려들면서 테헤란벨리를 구축했듯이 이제는 모바일 앱 업체들이 K앱 밸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앱 벤처들이 가로수길을 선호하는 이유는 주요 타깃인 10~30대가 많아 최신 트렌드와 사용자 기호를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블라컴퍼니는 식당 예약 앱인 '예약왕 포잉'을 개발하면서 가로수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새로운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인근의 레스토랑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예약 서비스 개발을 위한 사전 조사도 수월하게 진행된 것이다. 명품 소셜커머스 업체인 클럽베닛도 쇼핑 명소로 떠오른 가로수길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용자뿐만 아니라 앱 업체들이 진출할 수 있는 중국, 일본 등의 관광객들도 가로수길을 많이 찾아 그들의 소비 패턴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직원들이 자유롭게 앉아 업무를 볼 수 있는 카페들이 가로수길에 많은 것도 K앱 밸리가 형성된 이유다. 음성인식 앱 업체인 다이알로이드 관계자는 "교통이 편리하고 잦은 외부 미팅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많아 벤처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디자인 컨설팅 회사 등 협업 업체들이 가까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아블라컴퍼니는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픽쏘'를 개발할 때는 근처에 위치한 디자인컨설팅 업체인 데어즈와 협업했다. 반대로 데어즈가 SNS '팅팅팅'을 만들 때는 아블라컴퍼니가 조언했다.벤처끼리 정보를 교환하거나 투자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K앱 밸리의 특징으로 꼽힌다. 패션 앱 개발 업체인 스타일쉐어와 사회적 경험 공유 앱을 만드는 위즈돔이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세운 벤처 인큐베이터 에스오피오오엔지 사무실에 모여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에스오피오오엔지는 가로수길 인근 도산공원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가로수길 인근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파악해야 하는 앱 업체들에게 장점이 많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업체들끼리 다양한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투자를 받는 사례가 늘면서 K앱 밸리는 더욱 분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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