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랑방, 문방사우·고가구·옛그림 展

책가도, 장지에 채색, 63.5*40cm, 10폭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조선시대 사랑방인 '문방(文房)'을 소박하지만 품격있는 공간으로 채웠던 고가구와 옛그림 그리고 문방사우.문방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서적을 갖춰 두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방을 의미한다. 사랑방으로 통하기도 하는 문방은 여성들의 거처와는 격리된 남성공간이다. 선비들의 접객과 정치, 경제, 문화, 예술의 교류의 장이었으며 유교적 지조와 의리, 검소와 청빈의 정신이 실현한 공간이기도 하다.사랑방 속 고미술·고가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안, 연상, 책함, 책반닫이, 책장, 서탁, 먹, 벼루, 연적 등 아름다움의 정수를 보여주는 문방가구와 사랑방을 격조있게 꾸며주던 책가도, 기명도, 조충도 등 당대의 예술작품. 그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함께 선보인다. 문방가구는 문방사우(붓·먹·종이·벼루)를 포함한 문방구와 가구, 비품 등을 총칭한다. 유교의 영향으로 사랑방 가구나 장식, 비품 등은 기능적이며 매우 간소한 형태를 가지지만, 절제된 가운데 조형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금속장식 등 화려하고 복잡한 장식을 최대한 피하고 표면처리에 있어 간결한 모습은 선비의 정신과 장인의 심혈을 기울인 정성이 보여진다.책가도는 책과 서가 및 방 안의 기물들을 함께 그린 민화로 일명 서가도, 문방도라고도 한다. 우리말로는 책거리 그림이다. 유교 문인의 취향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주로 선비의 사랑방을 장식한 그림이다. 실재하는 사물들을 한데 모아 허구적인 구도를 보이며 구성이나 색채 표현 기법 등이 뛰어나고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 주고 있다. 10폭짜리 책가도는 이번에 소개되는 고미술 작품들 중 최고가로 4500만원에 달한다.백자청화죽절문필통은 종이를 담아두는 통으로 원통형을 하고 있다. 죽절문양은 밝은 청색으로 깔끔하고 담백한 느낌을 주며 세련된 필치로 그려놓았다. 형태나 문양, 유약을 바른 모양이 빼어난 작품이다. 가께수리는 보물·보석·문서 등을 넣어 두는 가구다.

서안, 소나무, 무쇠, 77*33*28.5(h)cm

서안은 책을 펴보거나 글씨를 쓰는 데 필요한 책상으로 사랑방에서 주인과 마주앉는 사람 사이에 놓여 주인이나 윗사람으로서의 위치를 지켜주는 구실도 했다. 벼루, 먹, 연적 등 문방용품을 한 곳에 모아 정리하는 연상은 따로 곁들여 쓰는 것이 상례였다.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고미술품, 고가구 그리고 이를 재해석한 현대 화가들의 회화작품 총 90점이 선보인다. 작품총액은 15억원 수준이다. 전시 기간 내 판매도 가능하다. K옥션 관계자는 "절제된 생활을 추구하던 조선시대 선비들의 취향에 맞게 검소하고 단순하지만 격조있는 조형미를 가진 사랑방 가구와 문방 소품들을 통해 그 아름다움뿐 아니라 오늘까지 면면히 이어져온 선비들의 곧은 정신과 절제의 미덕을 돌이켜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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