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뛴다② 한국전력(KEPCO)
KECPO가 올해 준공한 요르단 알카트라나 화력발전소. 이 발전소는 한전이 2008년 중동지역에서 처음 수주한 화력발전소다.
한국전력(KEPCO)의 미래는 글로벌화다. 국민의 공기업으로서 가치를 창조해 사랑받는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 변화와 도전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속의 KEPCO로 재탄생해야 한다. 한국전력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좋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두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팍팍한 서민생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도 KEPCO의 전기요금 인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꼬집으면서 상당한 곤혹을 치렀다. 예전 KEPCO라면 국민들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태도를 취했을 법하다. 만성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두루뭉실하게 일처리를 했을 것이다. 적자불구 4년간 요금동결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 상반기 한전의 영업적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6% 늘어난 4조3532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만 48.3% 증가한 2조8960억 원이다. 이로 인한 누적적자는 10조9000억원으로 천문학적이다. KEPCO는 이 같은 적자 속에 지난 2008년부터 작년 연말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이전까지 4년간이나 서민들의 물가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전기요금을 억제해 왔다. 그 누가 한전에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었지만 늘어나는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것은 구조적인 한계점을 극복하기 어렵다. 전력거래소에서 구입하는 구입전력 비용은 연료가격 상승이 즉시 반영되지만 전기요금은 국민경제 영향 등을 고려해 정부의 인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제대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적자를 탈피하겠다고 어린애처럼 마냥 떼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민 공기업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정부와 협의해 전기요금 인상 등 제도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해외사업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뼈를 깎는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자구노력을 통해 경영합리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성장동력 확보, 적자보전 위해 해외사업 확대 KEPCO는 적자보전과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수익성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의 주춧돌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즉 전력사업 글로벌화와 미래 트렌드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선점, 세계 전력사업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지속성장의 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현재 한전의 매출은 97%가 국내에서 나오고 해외 매출은 고작 3%에 불과하다. 해외부문 매출을 늘린다면 절대적이지는 않겠지만 적자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KEPCO는 이를 위해 수·화력 발전 맞춤형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신규 전략 사업을 발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화력발전 부문에서 프로젝트별 맞춤형 전략 수립과 선도 개발자(Lead Developer)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신규 수주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풍력 등 해외 신재생 발전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저평가 해외발전사업 설비의 전략적 M&A도 추진하고 있다. 송배전분야에서도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한 EPC사업의 수익성 강화는 물론 IT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지식과 기술집약적 수출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자원개발 분야에서는 단순한 물량확보보다는 질적 성장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자원개발 대상지역도 유연탄의 경우 북미, 아프리카 등으로, 우라늄의 경우 호주, 중앙아시아 등으로 다변화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원 무역, 물류, 가스전 진출 등 신규 전략사업을 발굴해 함으로써 자주개발률 향상과 함께 자원 밸류 체인(Value Chain) 구축으로 수익성 창출을 꾀하고 있다. 원자력발전 분야에서는 UAE 원전사업의 성공적 수행과 제2의 원전수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KECPO는 중국 내몽고 지역에 풍력발전 설비를 조성하고 연간 7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흑자전환 고강도 자구노력 병행해외사업의 규모 확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고강도 자구노력이다. KEPCO는 유럽 등 금융리스크 장기화와 고환율 지속 등 회사 경영에 영향이 큰 대외변수의 악화로 지난 7월부터 위기관리 수준을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흑자전환을 위한 경영합리화를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배정된 예산은 매달 이익상황을 고려해 반드시 필요한 예산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재검토 후 결정한다. 예산 집행도 필요성, 타당성을 또다시 검토한 뒤 초긴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적자 탈피를 위해 김중겸 사장을 팀장으로 테스크포스팀(TF)팀을 가동해 상시 위기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도 수립해 부채비율 100% 이하, 이자 보상배율 2배 이상 등의 중장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지난달부터는 각 본부별 근원적 제도개선과 이익개선목표를 확정해 추진하고 있다. 또한 본부별 경영합리화 점검회의를 매월 개최해 실행력을 제고하고 전 직원 동참과 공감대를 이끌고 있다. KEPCO는 이와 함께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혁신하고 고객서비스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 한전은 비양허 중전기기 국제입찰 추진으로 공정거래를 확립했다. 신고포상금제 신설 등으로 입찰 담합방지를 개선하고 고장원인 분석에 의한 기자재와 시공품질관리를 강화했다. 신용카드 포인트 수납제도, 스마트폰 앱서비스 등 선진화된 고객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KEPCO 관계자는 “지난 4년간의 적자를 탈피하고 올해는 반드시 흑자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위기 심각단계를 발동하여 경영합리화 목표를 컨티전시 플랜 3단계 보다 675억원이 증가한 1조2074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면서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구매조달 혁신 등 5796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부동산 임대와 누수수익 방지 등 6278억원의 수익 창출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114년 대한민국 밝힌 한전, 고객감동으로 제2의 ‘빛’ 선사“고객이 없으면 회사도 없다.” 김중겸 한국전력(KEPCO) 사장의 지론이다. 김 사장의 철학은 그저 벽에 내걸어 보이는 전시용이 아니다. 이는 철저히 고객중심으로 돌아가는 사내 시스템을 보면 알 수 있다. 우선은 고객과의 소통부분이다. 형식적인 ‘접수’형태에서 벗어나 좀 더 폭넓은 의견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KEPCO 관계자는 “사이버지점, 고객센터, 전화, 서면, 방문 등 다양한 고객접점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면서 “반기별 종합분석을 통해 서비스와 제도를 개선하는 등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예약상담제’도 시행했다. 상담을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면 상담원이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민원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국민의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KECPO. 지난 여름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현장에서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현장복구를 지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모바일 웹 및 앱(App)을 개발, 스마트폰으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언제, 어디서든(Anytime, Anywhere)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모바일 사이버지점은 전기요금 조회, 납부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며 하루 평균 접속자 수는 1400명을 기록하고 있다. 감동적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본연의 업무’를 간과한다면 의미 없는 법. 한전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고객서비스까지 강화해 더욱 빛을 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EPCO 관계자는 “KEPCO는 첨단 기술력으로 세계 수준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설비고장을 자동 제거·복구하는 자가 치유(Self- Healing) 시스템 개발과 첨단 진단장비의 체계적 활용을 통해 호당 정전시간 12.4분, 전압유지율 99.97%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전으로 인한 피해 규모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정전고객 SMS 안내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배전선로별 고객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정전이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안내하거나 전력예비율이 부족한 경우 절전협조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다. 사회적 책임구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역사회 봉사활동으로 270여개 지역아동센터와 자매결연을 맺고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지원, 문화체험, 멘토링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한국실명예방재단과 함께 추진한 ‘Eye Love 희망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법인카드 적립포인트로 기금을 마련해 지난해 50명 개인수술비 1억원을 지급했고 올해에도 국내외 저소득층 100명에 개인수술비 2억원 전달했다. 또한 올해에만 60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전통시장 살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KEPCO가 1999년 이래 ‘공기업 고객만족도 13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은 이를 입증한다. 고객 니즈변화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실인 셈이다.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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