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선후보의 과거사 공식사과를 기점으로 대야(對野) 공세를, 특히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이후 진행된 대부분의 양자대결 가상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를 앞지르며 그간 미약하게나마 유지돼온 '박근혜 대세론'을 완전히 허물었다. 새누리당의 이런 움직임은 지금까지 박 후보의 발목을 잡아온 과거사 문제가 일단락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에 대한 새누리당의 공격은 아직 제도권에 진입하지 않은 그의 입지를 깎아내리고 향후 민주통합당과의 단일화 효과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데서 시작한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2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안 후보는 끝까지 무소속 후보로 독자적인 대선을 치를 것인지, 적당히 정치쇄신이 이뤄졌다며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후보가 되든지, 아니면 민주당이 후보를 포기하고 불임정당이라는 말을 들어가며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대선을 치르든지 선택해야 하는데 어느 것도 정당정치의 정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제1야당인 민주당은 자당 후보를 지명했으면서도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공공연히 주장해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이는 책임정치,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안 후보와 민주당을 동시에 비난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선 공보단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안 후보는 어느 당으로 (대선에) 나설지 무슨 내용을 가지고 어떤 비전을 가지고 나설지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고 지금까지 제시하지 않아왔다"고 지적했다. 이 공보단장은 이어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기려고 통합진보당하고 정책이 전혀 맞지 않는데도 기꺼이 손을 잡았었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야합으로 본다"며 "안 후보와도 생각이 틀린데 또 그렇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 역시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의 지지에는 모래알 같은 측면이 있다"고 깎아내리고 "안 후보가 좋아보여서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측면이 큰데 기대에 못 미치면 지지율이 빠진다. 중도후보의 특징"이라고 혹평했다. 당이 유력 경쟁상대에 대한 공세로 자세를 바꿔잡은 가운데 박근혜 후보는 이날 강원도 양구군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하고 21사단 여군 장교 및 부사관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른바 '군심(軍心) 잡기'로 풀이되는 이번 행보는 전날 사과 기자회견에서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오를 인정한 것과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읽히기도 한다.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같은날 도라산역을 시찰하고 대북ㆍ안보이슈를 선점하려는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움직임과는 별개로 박 후보가 과거사 사과의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당 내에서 들려온다. 이상돈 위원은 "일단은 (역사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는 보지만 앞으로의 행보, 특히 현안문제 같은 것에 대해서 진정성이 있음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특히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과 관련해 "저도 상당한 의심을 갖고 있다"며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등산 갔다가 떨어져 죽는 사람이 일 년에 몇 사람인가. 그 중의 한 분이 그 해에 장준하 선생이었다는 것은 우연 치고는 그렇지 않느냐"고 밝혔다. 이 위원은 "(진상규명을) 거부할 필요가 없고 거부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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