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SPC그룹의 해외 진출 속도가 범상치 않다. 지난 4월에는 베트남에 진출하더니 이달에는 국내 베이커리업계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발을 내디뎠다. 중국만해도 난징ㆍ다롄ㆍ충칭 등에서 운영되는 점포가 100개에 이른다. 프랜차이즈가 100호점을 넘어섰다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나 운영시스템이 시장에 확실히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파리바게뜨 빵이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뜻이다. 파리바게뜨 빵 열풍은 동양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불고 있다. 미국 1호점인 LA점은 제품공급이 수요를 맞추기 힘들 정도로 파리바게뜨 빵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세리토스점은 하루 평균 고객이 1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파리바게뜨' 빵의 매력에 빠지도록 한 성공 비결은 어디에서 나올까.
▲파리바게뜨는 중국 베이징에 '난잔점'을 개장함으로써 국내 베이커리 업계 중 처음으로 중국 내 매장 100호점을 돌파했다.
SPC그룹은 해외에 파리바게뜨 매장 124개를 운영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 중 하나가 바로 '현지화'라고 자부한다.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부터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진출 전략을 세웠다.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첫 진출하기 전인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 직원들을 파견해 수년 동안 식음료와 외식시장은 물론 상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진행한 것. 이렇게 해서 출시한 메뉴가 바로 '육송빵'이다. 파리바게뜨는 중국인들의 기호를 분석해 빵 위에 다진 고기를 얹은 육송빵을 상품화해 개발했다. 이 제품은 베트남에서도 대성공을 거둬 베트남 까오탕점 한 매장에서만 하루 평균 40~50개가 팔려나간다. 베트남에서 현지화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또다른 제품으로는 '반미(Banh mi) 바게뜨 샌드위치'가 있다. 반미는 구운 고기와 각종 향채(香菜)를 넣은 샌드위치로 베트남인들이 식사대용으로 즐겨 먹는 제품이다. 이 제품도 하루 평균 20개 이상 팔리며 현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식습관을 이해한 현지화가 어렵기 때문에 해외 베이커브랜드가 성공하는 예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며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브랜드인 '폴'과 '포숑'의 경우, 각각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시작을 했다가 수년만에 문을 닫고 철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리바게뜨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특화된 메뉴 비중을 20%로 유지하고, 현지 인력 채용을 통해 진정한 현지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파리바게뜨의 해외진출 성공 요인 두번째는 '마케팅 전략'에 있다. 파리바게뜨는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2005년부터 중국에서 고객 참여 행사를 500회 이상 진행하고 HSBC국제골프대회, F-1경기대회 등 대형행사의 파트너로 참여했다. 미국에서는 제품의 다양성과 고급화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했다. 미국 내 기존 베이커리에서는 평균 100종류 이하의 품목을 다루고 있지만 파리바게뜨는 300종 이상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이는 매장에 들어선 고객에게 풍성하고 다양한 제품으로 시각과 후각에 자극을 주고, 무엇보다도 제품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파리바게뜨에 대한 이미지를 높여줄 수 있다. 인테리어도 카페형식으로 꾸며 현지에서 '모임장소'로 각광받고 있다.파리바게뜨는 향후 글로벌 베이커리 기업으로 안착해 2015년까지 20개국에 1000개 매장을 꾸리고 해외에서만 매출 7000억원 달성하며, 2020년에는 60개국에 3000개 매장, 2조원의 해외매출을 꾀해 세계 제과제빵 1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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