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화정책을 주목하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하면서 전세계에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마켓와치는 16일(현지시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엄청난 경기부양책을 통해 자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도왔던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다면서,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소개했다.중국이 2008~9년 경제 위기 당시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은 중국이 그동안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덕에 통화를 찍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몇몇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에 제공해왔던 돈의 수도꼭지가 말라버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통화를 공급하지 못할 경우 디플레이션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홍콩 소재의 CLSA 증권의 러셀 네이피어 투자 전략가는 지난주 “2007년 이후 중국 경제의 화폐 증가량이 세계 16대 경제 국가의 전체 화폐 증가량의 40~45%”를 차지한다며 “중국의 총유동성은 2007년 5조4700억달러에서 14조4900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벤 버냉키 FRB 의장은 QE등의 정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총유동성(M3) 증가량은 전체 통화 증가량의 10.4%에 그쳤다. 중국의 엄청난 통화량의 증가세는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동안 중국은 자본 몇 경상수지 계정이 꾸준하게 흑자를 기록해왔다. 중국은 자국 화폐 가치의 평가 절상을 막기 위해 3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쌓아왔다. 중국의 통화량 증가는 바로 이 막대한 외환보유고가 위안화로 환전되면서 만들어질 수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과거와 같은 추세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으며, 위안화 역시 과거처럼 강세 일변도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소시에테 제네랄의 알베트 에드워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외 자본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2분기 들어 중국의 자본수지는 41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에드워드는 중국 경제 규모에 비해 이 금액은 큰 편은 아니지만, 통화정책의 기조를 흔들 수 있는 수준은 된다고 지적했다.관건은 중국 경제의 자본 유출이 계속될 것인지 여부이다. 중국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의 스캔들을에 10년만의 중국 지도부의 정권 교체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은 것이 현실이지만, 네이피어 등의 우려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의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자본대비 이익률(ROE)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CLS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15.6%를 기록했던 중국의 ROE는 2012년 들어 10.5%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은 13.6%를 유지했다. 중국의 ROE가 낮아진 것에는 과잉생산, 고임금, 부패 등의 원인이 지적된다. 중국 경제의 투자 대비 효과가 약화된 것이다.또한 중국 위안화의 환율 추세역시 과거처럼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일방적인 전망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그동안 중국이 앞으로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면, 통화 발권 능력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중국은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위안화를 사들이고 보유하고 있던 외환보유고를 팔아버릴 것이기 때문이다.더욱이 중국 기업들이 4970억달러를 해외 은행에서 빌린 상황에서, 위안화에 대한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경우 기업들은 서둘러서 채무를 갚으려 들 것이고 이 과정에서 위안화의 약세 흐름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마켓와치는 중국 지도부가 어떻게 되는 것과 무관하게, 새로 들어서는 지도부는 경기부양 추세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과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는 것 사이에 딜레마에 놓일 것이라고 진단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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