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회장 경영스타일로 본 미래전략① KB금융그룹
금융산업이 위기다. 양도성예금증서(CD) 담합의혹, 가산금리 악재가 잇따르면서 금융권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게다가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국내 대표 4대 금융그룹 실적이 작년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꺾인 것은 이를 방증한다. 실적악화는 주력계열사의 부진도 한몫 했지만 경기침체와 금융당국의 규제강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4대 금융그룹은 시장으로부터 성장과 신뢰, 건전성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구축하지 못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기에도 승승장구하던 금융그룹이 ‘위기의 시작이 될지 새로운 도약이 될지’ 기로에 서 있다. 본지에서는 4대 금융그룹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세우고 있는 미래전략과 함께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펼쳐온 경영스타일 등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그룹명 가나다순)어윤대 회장은 글로벌화를 위한 혁신을 특히 강조한다. 해외진출로 세계화 기반을 조성해 나갈 때,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KB금융그룹의 성장세를 이뤄낼 수 있다는 신념이다. 이런 글로벌 전략에 따라 주요 전략 시장에서 현지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경영학자, 금융인, 혁신전사, 준비된 최고경영자(CEO). 바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어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한마디로 젊고 혁신적이다. 2010년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7월에 KB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바로 체질을 개선해 나갔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1인당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혁신은 성공했다. 지난해 말 현재 1인당 생산성이 9만5000원 가량으로 취임 1년 만에 10배에 육박할 정도로 만든 것은 물론, 앉아있는 조직을 뛰는 조직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그의 혁신적인 경영스타일은 KB금융그룹의 낡고 고정적인 생각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됐다. 그는 KB금융그룹의 수장직을 맡은 이후 2년 여 동안 ‘비만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잔근육질로 다져진 마라톤 선수’로 만들어놨다. 강력한 카리스마 경영스타일로 글로벌화 강조어윤대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강력하다. 군주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풍긴다는 것이 지인들의 전언이다. 한 번 정하면 밀어붙이는 불도저같은 스타일로 인해 그를 싫어하는 ‘적’들도 많지만 그가 KB금융그룹를 변화시킨 것 만큼은 인정한다.어 회장이 취임 초기 태스크포스팀(TF) 팀을 별도로 꾸려 인력구조를 바꾸고 영업점 업무분리제도를 개선하는 등 58개 과제를 실시한 것에서 그의 경영방식을 알 수 있다. 그룹성장의 미래 기틀을 다지기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혁신을 꾀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경영을 펼치는 것이 어 회장의 경영스타일이다.어 회장의 혁신적인 경영방식은 KB금융지주 시절에만 통용되는 애기가 아니다. 그가 고대 총장으로 재임한 4년 동안 ‘민족 고대’가 ‘글로벌 고대’로 변신을 이뤄낸 것은 그의 경영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재임기간 동안 발전기금 3500억원을 유치해 전체 건물의 40%를 신·증축하며 전통과 역사의 상징인 안암동 캠퍼스의 외형을 바꾼 것은 현재도 회자되고 있다. 글로벌화를 위한 혁신은 어윤대 회장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해외진출로 세계화 기반을 조성해 나갈 때만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KB금융그룹의 성장세를 이뤄낼 수 있다는 신념이 확실하다.어 회장의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KB금융그룹은 주요 전략시장에서 국내기업의 영업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사무소 등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현지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자생적 비자생적 성장을 병행하면서 단계적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해외에 3개의 현지 법인과 8개의 지점, 1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KB금융그룹은 앞으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진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형 네트워크 구축…시장 지배력 확대어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KB금융그룹의 글로벌화는 현재와 미래 진행형이다. 지난 2007년 진출한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는 2011년 지점으로 확대했고 중국 내에서는 지점을 추가 증설하고 현지법인 형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일본 오사카에 지점을 신설했고 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 등에 지점 신설을 추진하는 등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어 회장의 지시에 따라 KB금융그룹은 미래형 채널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양하고 균형 잡힌 네크워크를 구축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은행부문의 경우 시장별 맞춤 영업이 용이한 ‘락(樂)스타’와 같은 소형점포를 확대하고, 거액자산가들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원스톱(One-stop)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대형 PB센터를 도입하는 등 고객별 채널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SNS 등 을 활용한 스마트 금융채널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증권분야에서는 전국 1200여 곳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은행의 점포를 활용해 점포 내 점포인 ‘BIB(Branch In Branch)’ 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KB투자증권은 2010년 1월 KB국민은행 압구정 PB센터 내에 1호 BIB를 개점한 이후 9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어 회장은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그룹 차원의 리스크 통합체계 구축을 통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특히 성과주의 문화 확산에 신경을 쓰고 있다. 어 회장의 이같은 경영방침으로 인해 KB금융은 성과에 따라 보상하고 능력에 따라 보임하는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인사체계를 확립했다. 즉 연공서열 위주의 보수적 관행에서 벗어나 조직원 개개인의 창의성 등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보상체계를 갖춘 것이다. 혁신 통한 국내 선도 금융그룹 우뚝어윤대 회장이 KB금융그룹의 사령탑을 맡으면서 꾸준한 변화와 혁신을 꾀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어 회장의 변화와 혁신은 KB금융그룹의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2조37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며 2012년 상반기에도 1조1506억원을 기록 중이다. 미래 성장의 핵심이 될 ‘젊은 고객’ 확보를 위해 고안해 낸 ‘락(樂)스타존’은 출범 10개월 만에 통장 개설 20만좌를 돌파했다. ‘히든스타(Hidden Star) 500’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중견·중소기업 발굴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대형 발전소 프로젝트 금융 주선 등 IB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모든 것이 어 회장의 혁신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소매금융 부문에서도 KB드림톡적금, KB말하는적금 등 고객지향의 차별화된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업계 최초로 총수신 200조원을 돌파했다. 고객만족부문에서는 그룹의 주력 회사인 KB국민은행이 국가고객만족도(NCSI) 6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 중요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성장동력인 ‘스마트 금융’ 관련 상품과 서비스 강화를 통해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가입자 400만 시대를 열었다. 지난 8월에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빌딩(IFC) 내에 스마트기기로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KB스마트브랜치 1호점’을 개점하기도 했다. 경영의 투명성 제고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이다. KB금융그룹이 한국회계학회가 상장기업 중 가장 투명한 기업에게 주는 ‘투명경영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한 것은 이를 입증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2011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과 2012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대상 기업에 선정된 것 역시 괄목할만한 성과다. 그룹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KB금융공익재단’을 설립, 신뢰구축에 나선것도 보이지 않은 성과다. 실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KB굿잡’은 출범 1년8개월 만에 4만1000개 이상의 일자리정보와 구직 등록 개인회원이 2만9000명을 넘어서는 등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알짜 구인·구직 정보로 실질적인 만남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어 회장은 올해도 국내 선도 금융그룹으로서의 노하우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경제·금융교육’을 그룹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고객과의 신뢰 구축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KB금융지주, KB금융공익재단, KB국민은행 등 계열사가 역할을 나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펼치는 한편,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금융교육 강화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이들이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어윤대는? 소통을 강조하는 자상한 경영인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이 잦다. 이는 KB금융그룹의 글로벌화를 이끌어 내기위한 포석이다. 취임 후 4개월만인 지난해 10월, 3주 일정으로 세계 7개국을 방문해 150여명의 기관투자가를 찾는 것도 글로벌화를 위한 그의 전략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최로 시애틀에서 열리는 ‘최고경영자 서밋’ 참석 등을 위한 출장길에서도 결코 그냥 돌아오는 법이 없다. 반드시 주요 기관투자가와 만남을 갖고 국제금융과 경제 흐름을 청취한다. 이는 투자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즉, 누구든지 기업경영에 보탬이 된다면 귀를 열고 받아들인다. 어 회장의 소통 경영은 취임 초기부터 임직원을 비롯해 노조, 고객에 이르기까지 조직 내·외부를 가리지 않는다. 우수고객 1000여명을 초청해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는가 하면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거래 중소기업을 방문,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고객과의 스킨십에 앞장선 것은 좋은 예다. 지난해 1월에는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CEO와의 대화라는 자체 행사를 개최, 직원과의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직원들에게 자상한 CEO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년 수능 때면 어 회장은 수험생을 둔 임직원들에게 ‘합격 떡’을 보내고 있는 것은 그의 자상한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초 신입 직원들을 비롯해 임직원들에게 받은 신년인사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한명 한명 직접 메일을 보낸 것도 그의 배려심을 확인할 수 있다. 어 회장의 따뜻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는 일화는 많다. 작년 12월 한 겨울 실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청경과 청소아주머니 등 110여명에게 사비로 발열내복을 선물하기도 하고, 현관에서 외부고객의 안내를 돕는 여직원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외투를 제공하는 등 세심함도 보였다.KB금융그룹은 “당시 외투를 선물 받은 한 여직원은 몸도 따뜻해졌지만 직원을 아끼는 회장님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더 따뜻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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